
도서 단단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 ‘실패를 통과하는 일’
치열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생존을 고민하는 직장인들에게 경영은 끝없는 미로와 같다. 외형적인 성과에만 매달리다 보면 정작 삶의 본질적인 방향성을 잃기 쉽다. 결과에 대한 압박으로 불안할 때, 거창한 성공담보다는 실패를 꿋꿋하게 견뎌낸 솔직한 기록이 더 큰 위로가 된다. 타인의 시선에 갇혀 진정한 목표를 상실한 채 맹목적으로 달리는 일상에 깊은 쉼표를 찍어줄 진정성 있는 이야기가 몹시 절실한 시점이다.
이러한 갈증을 풀어줄 책이 출간됐다. 콘텐츠 스타트업 ‘퍼블리’를 10년간 이끌었던 박소령 창업자의 ‘실패를 통과하는 일’이다. 극적인 엑시트 스토리를 다루지 않고, 오판과 후회 속에서도 책임을 짊어지며 버텼던 결정적 장면들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화려한 벤처 생태계의 조명 뒤에 묵묵히 가려진 고뇌와 생존을 위해 발버둥 쳤던 시간을 통해 독자에게 값진 성찰의 계기를 제공해 준다.
저자는 화려한 성장 이면에 감춰진 뼈아픈 실수들을 복기하며 자신의 선택을 회피하지 않고 감당하는 태도를 역설한다. 투자자와의 긴장감, 조직의 확장과 주주와의 갈등 등 현실이 충돌하는 순간을 피하지 않고 기록했다. 실패는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도약을 위한 자산이자 배움의 과정임을 보여주며, 수많은 변수 속에서 위태로운 경계를 걷는 불안정한 과정 자체를 사업의 본질로 기꺼이 받아들이라는 묵직한 조언을 독자들에게 건넨다.
제프 베이조스의 말을 빌려 번복 가능한 결정과 그렇지 않은 결정을 구분하고, 주주 관계처럼 되돌리기 힘든 선택은 신중해야 한다고 다독인다. 현장에서 1인 기업가처럼 책임감을 안고 결정을 내리는 보험인들에게도 유효한 조언이다. 통제할 수 없는 변수로 겪는 좌절을 고민의 흔적으로 삼으라는 통찰은 공감을 자아낸다. 실패의 기록을 부끄러운 상처로 감추지 말고, 치열하게 다시 시작했다는 자랑스러운 훈장으로 여기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외부의 시선이나 기대에 휩쓸려 일의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한다. 공동창업을 결혼에 비유하며,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독립적인 판단이 우선돼야 함을 당부한다. 시작 전에 끝낼 조건을 정해두고 멈출지를 점검하는 치밀함이 흔들림 없이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필수 덕목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주변의 막연한 권유에 휩쓸려 마지못해 내린 결정은 결국 무거운 부메랑이 돼 돌아오기에 단호하게 거절하는 깊은 용기를 가져야 한다.
자신과 회사를 일체화했던 과거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감정에서 한 발짝 물러나 건강한 거리를 유지하는 길을 안내한다. 험난한 상황이라도 목적지에 닿겠다는 의지를 전하며, 지난 결정들을 온전히 믿고 결과를 담담히 수용하는 태도는 삶을 대하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저자는 창업의 10년이 ‘나는 누구인가’를 깨닫게 된 여정이었다는 응원을 잊지 않는다. 자신이 누구인지 파악해야만 후회를 최소화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듯, 실패처럼 보이는 순간 속에도 성장을 위한 잠재력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고단한 삶의 궤적을 돌아볼 안식처를 찾고 있다면 이 책의 정직한 성찰을 따라가 보자.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며 실패를 통과해 온 다정한 손길을 잡는 순간, 마음의 대지에 다시금 내일을 향한 희망이 피어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실패를 통과하는 일 / 박소령 지음 / 북스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