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아시아 보험업계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전략 전환 논의가 본격화됐다.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마리나베이 파크로열컬렉션호텔에서 열린 '19th Asia Insurance CFO Summit 2026'에서는 금리, 기후, 인공지능(AI) 등 복합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CFO의 역할이 단순 재무 관리에서 기업 전반의 성장 설계와 위기 대응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번 행사는 아시아 인슈어런스리뷰(AIR) 주최로 '관리 중심에서 전략 중심으로: 회복탄력적 성장을 설계하는 CFO(From Stewardship to Strategy: The CFO as Architect of Resilient Growth)'라는 주제 아래 진행됐다. 기조 발표에 나선 알리안츠 아시아태평양 지역 CFO 보이테흐 피브니(Vojtěch Pivný)는 "재무 책임자는 이제 장기 가치 창출과 회복탄력성을 설계하는 전략 파트너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저금리 장기화, 지정학적 불안, 사이버 리스크, 기후 변화가 보험사의 자본 구조와 수익성에 직격탄을 주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AI 기반 예측 분석과 자본 최적화 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KPMG 글로벌 AI 총괄 파트너 아시시 찬드라(Ashish Chandra)는 "AI가 재무 부서를 단순 보고 조직에서 전략적 의사결정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보험사들이 실시간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사후 보고 중심을 벗어나 선제적 대응에 나서도록 유도하고 있다.
기후 리스크와 재보험 시장 변화 역시 깊이 있게 논의됐다. 알리안츠 아태 지역 최고리스크책임자(CRO) 올가 페트렌코(Olga Petrenko)는 복합 위기(Polycrisis) 환경에서 스트레스 테스트와 시나리오 분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재해 증가와 지정학적 충돌, 사이버 사고 확대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기존 자본 모델만으로 대응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다.

AIR 집계에 따르면 이번 서밋에는 보험사, 재보험사, 규제기관, 서비스 기업 관계자 약 110명이 참석했다. 보험사와 서비스 기업 비중이 각각 39%로 가장 높았다. 참석자들은 아시아 보험업계가 단순 외형 성장보다 '회복탄력성 중심 성장'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으며, CFO 조직이 AI·리스크·투자·전략 기능을 통합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보험사의 핵심 경쟁력이 자본 효율성과 리스크 대응 역량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