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 직면한 보험시장… “신성장 동력 확보해야”
국내 보험시장이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그리고 심화하는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환경 변화 속에서 중장기적 침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험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2060년 이후 예상되는 본격적인 시장 축소에 앞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응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대교·황진태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4일 연구보고서 ‘미래 환경 변화에 따른 보험수요 장기 추계’를 통해 2030년부터 2070년까지의 국내 보험시장에 대한 면밀한 수요 전망을 제시했다.
2060년까지 ‘고령화 특수’ 유지… 이후 장기적 위축
보고서에 따르면, 단기적(중기적)으로는 고령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 덕분에 고령층의 보험수요는 2060년까지 견고하게 유지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는 치매, 만성질환 관리, 노후 자산관리 등 시니어 맞춤형 보험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중기적으로는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한다”며 “보험사들은 당분간 고령화 특수를 누리며 관련 상품 개발 전략을 고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60년 이후부터는 상황이 급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발생하는 인구 절벽 현상은 생산 가능 인구와 전체 소비 규모를 대폭 감소시켜 경제성장에 치명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는 보험 가입자 수와 보험료 납입 여력의 동반 위축을 초래하며, 보험시장이 전반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기적으로 인구 감소에 따른 수요 위축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분석이다.
AI 기술과 기후변화 “새로운 기회이자 변수”
연구진은 단순히 인구 변화뿐만 아닌, 거시경제를 좌우할 핵심 동력인 AI 기술 발전과 기후변화 리스크를 주요 변수로 설정하고 이들이 보험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먼저 연구진은 AI 기술에 대해 “과거 산업혁명에 비견될 정도로 강력한 변화를 예고하는 기술적 전환점”이라고 설명하며 “노동력 감소 문제를 상당 부분 완화하고 생산성 향상을 높이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경제성장률을 부분적으로 뒷받침해 보험시장의 급격한 위축 속도를 늦추는 ‘완충 역할’을 기대했다.
반면 기후변화는 생산·소비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도록 강제하는 ‘변수’로 분석했다. 극단적인 기상 현상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면서 재산 및 인명 피해가 늘어나고, 이는 사회 시스템의 회복력을 시험하는 주요 리스크로 작용해 보험금 지급 규모와 리스크 관리 비용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진은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인구 감소와 기후변화는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AI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을 다소 완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진출, 혁신 기술 활용 등 ‘생존 전략’ 부각
이처럼 보험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과제가 강조되고 있다.
특히 연구진은 해외 진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내수시장의 한계를 인정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는 향후 국내 시장의 성장이 정체될 경우를 대비한 생존 전략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전통적인 보험 영역을 넘어서는 대체 수요를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그 예로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는 ‘펫보험’ 시장 활성화를 들었다. 새로운 보험 수요층을 창출하고, 혁신적인 상품 개발을 통해 시장의 파이를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험산업의 내실화도 주요 과제로 언급됐다. 연구진은 “AI 및 빅데이터 등의 혁신 기술을 활용해 상품 개발, 보험계약 인수, 보험금 지급 등 전(全) 단계에서 혁신적 보험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시장 축소에 대비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다.
이밖에 보험산업 전반의 신뢰도 제고 노력도 강조됐다. 연구진은 “소비자와 동반 성장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불완전판매 등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