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바이러스병' 미리 알고 예방해요

고추 농사에서 가장 두려운 병해 중 하나인 바이러스병. 치료약이 없어 예방이 유일한 해결책인 만큼, 주요 바이러스의 특성을 알고 맞춤형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고추 아주심기 시기를 맞아 우리나라에서 자주 발생하는 5대 고추 바이러스병의 특징과 예방 관리 지침을 소개했다.

고추에 피해를 주는 주요 바이러스는 전염 경로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매개충(곤충)이 옮기는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CMV), 잠두위조바이러스2(BBWV2), 고추모틀바이러스(PepMoV)이고, 두 번째는 식물체 간 접촉으로 전염되는 고추약한모틀바이러스(PMMoV)다. 각 바이러스별 전염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관리 방법을 달리 적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먼저 '칼라병'이라고도 불리는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는 꽃노랑총채벌레가 옮긴다. 이 병에 걸리면 잎에 동그란 반점이 생기고, 심해지면 새순이 까맣게 타들어가며 열매에 얼룩이 지고 떨어질 수 있다. 총채벌레는 꽃 속에 숨는 습성이 있어 5월부터 밀도가 급증하기 전에 지속적으로 방제해야 한다. 약제 저항성을 막기 위해 2~3가지 농약을 번갈아 사용하고, 아주심기 초기에는 파란색 끈끈이 덫을 설치해 발생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피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진딧물이 옮기는 세 가지 바이러스(CMV, BBWV2, PepMoV)다. 이들은 고추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해 잎이 노랗게 변하고 뒤틀리며, 모자이크 무늬가 나타난다. 특히 여러 바이러스가 함께 감염되면 잎과 줄기가 괴사하고 수확량이 크게 줄어든다. 예방을 위해서는 아주심기 전후 철저한 제초 작업으로 진딧물 서식지를 없애고, 반사필름을 설치해 진딧물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진딧물은 번식력이 매우 강하므로 날개 달린 진딧물(유시충)이 활동하는 시기에 맞춰 전용 약제를 살포해야 한다.

세 번째는 접촉 전염되는 고추약한모틀바이러스(PMMoV)다. 이 바이러스는 종자나 토양, 농작업 중 식물체 간 접촉을 통해 퍼진다. 잎에 모자이크 증상이 나타나고 열매가 울퉁불퉁해진다. 예방을 위해서는 검증된 깨끗한 종자를 사용하고, 농작업 시 감염 의심 식물을 노끈으로 표시해 마지막에 작업하는 것이 원칙이다. 작업 후에는 반드시 가위 등 도구를 70% 알코올이나 탈지분유 용액 등으로 소독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아야 한다.

한 가지 더 강조할 점은 잘못된 진단으로 인한 2차 피해다. 농가에서는 새순이 오그라들면 바이러스병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차먼지응애' 피해인 경우가 상당수다. 바이러스병은 잎에 무늬가 생기고 모양이 변하는 반면, 차먼지응애 피해는 잎 가장자리가 아래로 심하게 말리고 뒷면이 구릿빛으로 코팅된 듯 반짝인다. 응애는 살충제가 아닌 살비제로 방제해야 하므로, 돋보기로 새순을 세밀히 관찰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한 후 조치해야 한다.

또한 일부 농가에서 바이러스병을 세균이나 곰팡이병으로 오해해 살균제나 영양제를 마구 뿌리는 경우가 있다. 이는 바이러스 치료에 전혀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이미 대사 기능이 떨어진 고추에 화학적 스트레스(약해)를 줘 오히려 고사시킬 수 있으므로 절대 삼가야 한다.

현장에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울 때는 농촌진흥청이 제공하는 '스마트 병해충 진단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보조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앱으로 1차 확인한 후, 가까운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정밀 진단을 의뢰하면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바이러스는 식물체 내부로 침투하면 제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속한 격리가 최선의 대책이다. 감염이 의심되는 식물은 곧바로 뿌리째 뽑아내고, 감염된 식물을 밭에 방치하면 매개충이 즙을 빨아 먹고 재배지 전체로 퍼뜨릴 위험이 크다. 고추 주산지나 바이러스 피해 발생 지역에서는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NCPMS)의 병해충 발생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시기에 맞춰 관리하는 것이 좋다.

농촌진흥청 식물병방제과 강미형 과장은 "고추 바이러스병은 각 바이러스의 전염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매개충 방제와 재배지 위생 관리를 병행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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