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 삶을 돕는 경영 수업, ‘교실 밖 경영학’
산업 현장에 인공지능(AI)이 도입되면서 직업 환경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처럼 스펙과 자격증만으로 미래를 대비하던 시대는 서서히 저물어 가는 추세이며,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 속에서 단순히 세상의 속도에 맞추다 보면 정작 중요한 삶의 방향성을 잃기 쉽다. 변화의 파도 앞에서 막연한 불안으로 가득 찰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성공담이 아니라 스스로 삶의 주도권을 쥐는 실질적인 사고법이다.
이러한 삶의 방향 설정에 명쾌한 해답이 될 책이 있다. 김상용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집필한 ‘교실 밖 경영학’이다. 이 책은 기업 경영의 언어였던 포지셔닝, 경쟁력, 관계경영 같은 개념을 개인의 삶과 커리어를 설계하는 도구로 풀어낸 것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야 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학자의 따뜻한 경영 수업이 담겨 있다.
저자 김상용은 30년 넘게 경영학을 가르치며 1만명 이상의 학생을 마주해 온 대표적인 경영학자다. 그는 이번 책에서도 매 학기 종강 수업에서 전했던 진심 어린 조언들을 삶의 현장에 맞게 친절하게 체계화했다. 최고경영자과정 주임교수와 여러 기업의 사외이사를 역임하며 지켜본 산업 환경의 변화, 그리고 그 속에서 개인이 생존하기 위한 실무적인 통찰이 책 곳곳에 녹아 있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저자는 미래를 바꾸는 것은 “결국 자신의 삶을 경영하는 능력”이라고 강조한다. 경영학이 기업의 이윤 창출만을 위한 학문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주체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유용한 틀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성장 과정과 학업, 커리어에서 얻은 경험을 사례로 삼아 시간을 투자로 바꾸고 경험을 자산으로 만드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한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진로와 적성을 바라보는 저자의 독특한 시각이다. 그는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딱 맞는 정답’을 찾기보다, 확실히 아닌 것을 먼저 지워나가는 경영학의 ‘스크리닝(Screening)’ 기법을 제안한다. 안 되는 것을 하나씩 지워가며 나만의 전략적 위치를 찾는 과정은 영업 현장에서 고객의 니즈를 정교하게 좁혀가는 사고 도구가 된다.
저자는 또한 “나만의 한 줄 정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른바 ‘포지셔닝(Positioning)’ 전략이다. 타인의 머릿속에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지 스스로 설계하지 않으면 외부 환경이 임의로 나의 가치를 규정한다는 당부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혹은 ‘책임지는 사람’처럼 자신만의 고유한 브랜드를 확립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저자는 마지막까지 독자들에게 “무엇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기준으로 두고 있는지 질문하라”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합리와 비합리를 오가는 일상 속에서도 나만의 우선순위를 세울 때, 그것이 곧 개인의 정체성이 되고 흔들림 없는 전략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치열한 일상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찾고 있다면 이 책이 권하는 ‘인생 경영’의 길을 따라가 보자. 강단과 현장을 누빈 학자가 건네는 통찰을 마주하는 순간, 막막했던 커리어의 지도 위에 다시금 선명한 방향이 그려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교실 밖 경영학 / 김상용 지음 / 토트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