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동물 양육가구 30% 육박…동물병원 진료비 부담, '펫보험' 활성화 숙제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전체의 30%에 가까워졌지만,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보호자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자리잡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월 공개한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조사'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은 29.2%에 달했다. 최근 1년 사이 동물병원을 찾은 양육자는 95.1%였으며, 반려동물 한 마리당 월평균 양육비는 12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병원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월 3만7000원 수준이다.
문제는 평균 수치가 실제 보호자들이 체감하는 의료비 부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예방접종이나 가벼운 진료는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들지만, 정밀검사나 수술, 입원, 만성질환 관리가 동시에 필요해지면 지출 규모가 급격히 커진다. 농식품부가 지난해 전국 3950곳의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초진진찰료는 평균 1만520원이었지만 병원별로 최저 1000원에서 최고 6만1000원까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KB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는 최근 2년간 반려동물 치료비를 지출한 양육자가 70.2%에 이르고, 평균 치료비는 146만3000원으로 조사됐다. 100만원이 넘는 치료비를 부담한 사례도 26.2%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펫보험은 대안으로 꾸준히 거론되지만 아직 실효성은 크지 않다. 같은 보고서에서 펫보험 인지도는 91.7%로 높았지만 실제 가입률은 12.8%에 그쳤다. 보험업계에서는 등록된 반려동물 기준으로 실제 가입률이 1~3%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의료비 부담은 결국 양육 포기로 이어지기도 한다. 농식품부의 '2025년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서는 반려동물 양육자의 17.9%가 양육포기나 파양을 고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유실·유기동물 규모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의 2024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구조된 유실·유기동물은 10만6824마리에 달했다. 유기동물 한 마리당 보호비용은 평균 43만5000원으로 전년보다 31.4%나 증가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동물의료제도 개선 전담반'을 발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농식품부는 이 논의를 바탕으로 공익형 표준수가제 도입, 공공동물병원 조성, 펫보험 활성화 등을 포함한 종합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보험업계에서는 펫보험 시장이 본격적으로 작동하려면 진료 정보 체계가 먼저 정비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병원비 규모보다 어떤 진료가 어떤 기준으로 이뤄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우선 구축돼야 한다"며 "진료 항목 표준화와 청구 데이터가 축적돼야 보험료 산정과 보장 범위 확대도 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동물 진료비에 대한 투명성과 표준화 작업이 펫보험 활성화의 선결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