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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의료기기, 병원 문턱 넘었지만 보험 적용은 ‘제자리’

AI 의료기기, 병원 문턱 넘었지만 보험 적용은 ‘제자리’

AI 의료기기, 병원 문턱 넘었지만 보험 적용은 ‘제자리’

AI를 활용한 수술 로봇과 재활 로봇, 외골격 장치 등 이른바 ‘피지컬 인공지능(AI) 의료기기’가 병원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건강보험 적용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혁신 의료기기의 시장 진입 기간을 줄이고 임시 건강보험 코드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제도 개선에 나섰지만, 비급여 공백 속에서 환자 부담과 안전 책임 문제가 함께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의료 AI는 영상 판독이나 진단 보조를 넘어 환자의 신체 움직임과 직접 연결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AI가 수술 경로를 보조하고 재활 운동을 분석하며 환자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방식까지 등장하면서, 의료 현장에서는 “AI가 실제 의료행위에 개입하는 시대가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보험 적용 범위는 여전히 좁다.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허가된 AI 의료기기 549건 가운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기기는 49건에 그친다. 통합심사평가를 통한 정식 급여 28건과 평가유예를 통한 한시적 급여 21건을 합한 수치다. 전체의 91.1%에 해당하는 500건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는 받았지만 건강보험 체계에는 들어오지 못한 상태다.

특히 피지컬 AI 의료기기는 장비 가격 자체가 높다. 수술 로봇이나 재활 로봇은 수억원에서 수십억원대 비용이 들고, 유지보수와 전문 인력 비용도 추가된다. 병원이 이를 비급여로 운영할 경우 비용 부담은 환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대표 사례인 로봇수술도 여전히 대부분 비급여 영역에 머물러 있다. 일부 암 수술의 경우 환자 부담이 수천만원 수준까지 올라가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첨단 의료기술이 실제로는 고소득층 중심 의료서비스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문제는 비용에만 그치지 않는다. AI 의료기기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안전성, 유효성, 비용효과성 등을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의료현장에서 충분히 사용돼야 데이터와 임상 근거가 축적되는 구조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면 사용이 제한되고, 사용이 제한되면 다시 근거 확보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 진입 절차를 단축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1월부터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국제 수준의 임상평가를 받은 혁신 의료기기에 대해 기존 신의료기술평가 절차를 일부 생략하거나 단축해 병원 현장에 빠르게 도입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정부는 기존 최대 490일 수준이던 시장 진입 기간을 최단 80일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디지털 치료기기와 AI 의료기기에 대해 최대 3년간 임시 건강보험 코드를 부여하는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장 진입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사후관리 체계 역시 함께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평가유예 신의료기술의 경우 병원 측 자기보고식 자료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대 4년간 비급여 상태로 운영되다 보니 공적 데이터망에서 관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부작용 발생 여부나 사용 실적 역시 외부에서 실질적으로 검증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는 “AI 의료기기의 핵심 문제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누가 비용과 위험을 먼저 부담하느냐”라며 “혁신 기술 확산과 환자 보호 사이의 균형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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