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오는 5월 18일부터 AI(인공지능), 위성, 드론 등 첨단 기술을 총동원한 농지 전수조사에 돌입한다. 이번 조사는 농지 투기를 근절하고 정확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체계적인 농지 정책을 펼치기 위한 것으로, 2년 동안 진행된다.
올해는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취득한 농지를 대상으로 기본조사(5월 18일~7월 31일)와 심층조사(8월 1일~12월 31일)로 나눠 단계적으로 실시한다. 기본조사에서는 행정정보와 인공위성·AI 기술을 활용해 심층조사가 필요한 농지를 가려낸다.
기본조사에서는 우선 농지대장을 통해 소유자와 소유면적을 확인한다. 상속·이농 농지, 농업법인·일반법인 및 단체의 소유 제한과 상한면적 위반 여부를 살핀다. 직접 경작하는 농지는 기본형 공익직불(직불금)과 농업경영체 정보, 농자재 구매 이력, 지방자치단체 지원사업 수령 내역 등을 교차 분석해 실제 경작 여부를 1차로 확인한다.
임대차 농지는 농지대장 등재 여부나 한국농어촌공사(농지은행) 위탁 여부를 확인하고, 위반이 의심되는 농지는 심층조사 대상으로 분류한다. 항공·위성사진과 건축물대장, AI 탐지정보를 활용해 경작 여부와 불법 시설물 설치 여부도 살핀다.
특히 농촌진흥청의 위성 정보를 활용한 장기간 휴경지(묵은 농지) 판독 기술도 시범 적용된다. 최근 3년간(2023~2026년)의 위성영상(예: 센티넬 위성)으로 식물의 밀도와 건강도를 수치화한 식생지수(NDVI) 변화를 분석해 필지 단위로 경작 여부를 확인한다. 작물 재배 기간에는 식생지수가 상승하고, 휴경하면 하락하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기본조사 기간(5월 18일~7월 31일)에는 '농지 임대차 특별 정비기간'도 함께 운영된다. 서면 임대차 계약 체결과 한국농어촌공사(농지은행) 위탁을 독려하고, 농지 전수조사를 피하려고 일방적으로 임대차를 종료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임차농 보호 신고센터'를 가동한다. 온라인(농지공간포탈, njy.mafra.go.kr)과 전화(1811-8852, 6월 1일 개통)로 신고를 접수하며, 신고된 농지는 심층조사 대상이 된다. 계약이 해지된 임차인에게는 농지은행 임대위탁 농지를 최우선으로 공급하는 등 보호 대책도 마련했다.
심층조사(8월 1일~12월 31일)에서는 10대 심층조사군을 대상으로 담당 공무원과 농지조사원이 현장에 투입된다. 농작물 재배 여부, 시설물 설치·이용 현황을 확인하고, 접근이 어려운 농지는 드론으로 조사한다. 특히 투기 우려가 높은 경기도의 전체 농지는 드론으로 촬영할 예정이다.
10대 심층조사군은 ①토지거래허가구역, ②수도권 전 지역, ③경매 취득, ④농업법인, ⑤외국인, ⑥최근 10년 내 취득, ⑦10년 내 관외거주자 취득, ⑧10년 내 공유취득, ⑨과거 적발, ⑩기본조사 결과 의심군 등이다.
불법 임대차가 의심되거나 신고가 접수된 경우에는 농지위원회 위원, 마을 이장과 협력해 탐문조사를 병행하고, 농자재 구매내역서와 농작물 판매 내역 등 서류로 실제 경작 여부와 농업경영계획서 이행 여부까지 확인한다.
농식품부 윤원습 농업정책관은 "농지 전수조사는 단순한 실태 파악을 넘어 농지 투기를 근절하고 데이터 기반의 체계적 농지 정책을 만들어가는 첫걸음"이라며 "현장 농업인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농지법에 따르면 농지는 원칙적으로 농업인이나 농업법인만 소유할 수 있으며,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할 수 없다. 예외적으로 상속받은 농지는 1만㎡까지 임대를 통해 소유할 수 있고, 이농한 농업인도 8년 이상 경작했다면 1만㎡까지 계속 소유할 수 있다. 주말·체험영농 목적으로는 세대당 1천㎡ 미만까지 소유가 허용된다. 이 상한을 초과할 경우 한국농어촌공사(농지은행)에 위탁해야만 소유가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