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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KB·신한, 국내 ‘포용금융’ 美 투자자엔 ‘리스크 경고’… 공시 이중잣대 논란

우리·KB·신한, 국내 ‘포용금융’ 美 투자자엔 ‘리스크 경고’… 공시 이중잣대 논란

우리·KB·신한, 국내 ‘포용금융’ 美 투자자엔 ‘리스크 경고’… 공시 이중잣대 논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 미국 SEC 연차보고서에 생산적금융·포용금융 확대에 따른 건전성 악화 가능성을 위험요인으로 기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부 정책 방향에 공감한다고 설명해온 금융지주들이 미국 투자자에게는 같은 정책을 투자위험으로 설명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공시 형식 차이를 넘어 정보 비대칭과 정책 신뢰의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논란은 이들 3사가 지난달 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제출한 Form 20-F에서 포용금융·생산적금융 확대 과정이 연체율 상승과 자산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위험요인으로 기재한 데서 시작됐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미국 시장에 미국예탁증서(ADR)을 상장한 국내 금융지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의무를 지고 있다.

문제는 해당 내용이 국내 사업보고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 SEC 보고서에는 정책금융 확대의 잠재 부담이 위험요인으로 기재됐다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기 어렵다. 금융소비자와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같은 사실관계를 두고 왜 미국 보고서에는 위험으로 쓰고 국내 보고서에는 쓰지 않았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금융지주들이 정부의 생산적금융·포용금융 정책을 공개적으로는 핵심 경영 방향처럼 설명해왔다는 점이다. 서민·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 벤처·신산업 자금 공급 확대는 사회적 책임과 금융의 공공성 측면에서 강조돼왔다.

그러나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한 보고서에서는 이 같은 정책이 채무불이행 위험과 연체율 상승, 자산건전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을 위험요인으로 기재하면서 시장에서는 국내 투자자와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한 설명 방식에 온도차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투자자 보호를 위해 위험요인을 폭넓게 쓰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국내 투자자에게 같은 수준의 설명이 제공되지 않았다면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며 "정책 동참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해외 공시에서는 건전성 부담을 언급한 만큼 시장에는 이중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지주 3사는 이번 기재가 미국 공시제도의 특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3사는 "Form 20-F는 미국 SEC 규정과 투자자 보호 원칙에 따라 작성되며, 잠재적 위험요인과 불확실성까지 폭넓게 기재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특정 투자자에게 추가 정보를 제공하거나 국내 투자자를 차별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미국 증권법상 요구되는 완전한 정보공개와 소송리스크 대응 체계에 따른 공시 방식의 차이"라고 말했다.

3사는 또 "Form 20-F의 위험요인 항목에는 수십 페이지에 걸쳐 40여개 이상의 리스크 요인이 기재된다"며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가계대출 규제 변화 가능성, AI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 영향 등 다양한 잠재 위험도 함께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에도 핵심 의문은 남는다. 미국 공시제도가 더 엄격해 위험요인을 폭넓게 요구한다면, 국내 투자자에게도 같은 내용을 알기 쉽게 제공하는 것이 투자자 보호 원칙에 더 부합하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지주는 예금, 대출, 정책금융, 자본시장 신뢰와 연결된 공적 성격이 강한 회사다. 해외 투자자에게는 위험을 설명하고 국내에서는 정책 협조 메시지를 앞세우는 방식은 시장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

정책금융 확대가 사회적으로 필요하더라도 금융회사 건전성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별도로 관리돼야 한다. 오히려 금융지주가 해외 공시에서 관련 위험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국내에서도 그 리스크를 투명하게 설명하고 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공시에서 연체율 상승과 자산건전성 부담 가능성을 위험요인으로 언급한 만큼 국내 투자자에게도 관련 리스크를 보다 투명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국문 번역본이 공개돼 있으니 국내 투자자도 알아서 확인하라는 식의 접근은 책임 있는 투자자 보호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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