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란계의 사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 중인 정책이 현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4일 '산란계 사육밀도 개선 추진 태스크포스(TF)' 3차 회의를 열고, 기존 관행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한 점검 결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산란계 한 마리당 사육 면적을 기존 0.05㎡에서 0.075㎡로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애초 2025년 9월 시행 예정이었으나 계란 수급과 가격 안정을 고려해 2027년 9월까지 민간 자율 이행 기간을 두고 추진 중이다. 정부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약 1250억 원의 융자 자금을 시설개선 자금으로 별도 지원하며 농가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점검 결과, 지난 4월 말까지 기존 관행사육(마리당 0.05㎡, 케이지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받은 이행계획서 분석 결과가 나왔다. 관행사육 농가는 2025년 8월 718개에서 2026년 5월 현재 647개로 10% 감소했다. 전체 산란계 농가(1685개) 중 관행사육 농가 비중도 41%에서 38%로 낮아졌다. 특히 관행사육 농가 652곳 중 523곳(81%)이 사육밀도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으며, 5월 현재 32개 농가가 실제 시설개선 공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이 같은 흐름을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지역담당관 제도를 본격 운영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농협 등이 합동으로 구성하는 지역담당관은 우선 이행계획서를 내지 않은 농가를 대상으로 제출을 독려한다. 또한 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사육 마릿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려는 농가를 중심으로 자금 부족, 규제로 인한 증축 불가, 폐업 예정 등 현장 애로사항을 듣고 추가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지역담당관은 이번 3차 회의 후 2~3주간 유선 조사와 현장 방문을 진행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TF 회의를 열어 지원 방안을 구체화한다. 아울러 이미 추진된 환경규제 개선(사육시설 개량 시 지방정부가 50%까지 증축 허용), 건폐율 상향(농업용 건축물 건폐율을 조례로 20%에서 60%까지 완화 가능), 케이지 단수 확대(기존 최대 9단에서 12단까지 허용) 등 규제 완화 조치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추가 개선 과제도 발굴한다.
일부 농가에서는 사육밀도를 개선하면 겨울철 계사 내 온도가 내려가 생산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김경운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센터장은 이번 회의에서 "개선된 케이지에서 사육할 경우 오히려 산란율 등 생산성이 개선된 사례가 확인됐다"며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이재식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시설개선을 통해 사육밀도 개선을 이행하려는 농가를 위해 실수요분에 대한 예산을 확보하고 추가 규제 개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행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은 농가에는 추가 제출을 독려하겠지만, 끝내 제출하지 않으면 자율적 이행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2027년 9월 이전이라도 과태료 부과를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