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영상 콘텐츠 제작 시장이 전반적으로 정체된 가운데,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사업 전체 매출이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전통적인 방송광고 매출의 감소 추세도 계속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김종철)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원장 이상규)은 15일 '2026년 제10차 전체회의'를 열어 '2025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 평가는 방송법에 따라 매년 실시되며, 효율적이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유료방송시장, 방송채널거래시장, 방송영상콘텐츠거래시장, 방송광고시장 등 4개 단위 시장으로 나눠 분석했다. 2025년도 평가는 2024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 회계보고서, 방송산업 실태조사 등 미디어 시장 관련 자료와 지난해 이용자·제작사·광고주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활용했다.
유료방송시장은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가입자 수와 매출액 증가율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말 기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30만 명(단자 수 기준)으로 전년 대비 0.04% 증가에 그쳤고, 방송사업 매출액은 7조 2,361억 원으로 0.1%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이는 OTT 서비스의 경쟁 압력이 커지면서 유료방송 시장 전반의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료방송 시장 내에서는 KT, LG, SK브로드밴드 등 IPTV 3사 계열사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들 상위 3개 사업자의 가입자 점유율은 2024년 87.2%, 매출액 점유율은 91.7%에 달해 시장 집중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OTT의 경쟁 압력이 확대되고 있어 시장 집중도 심화가 곧바로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방송채널거래시장은 유료방송사업자와 방송채널사업자 간에 채널 전송권이 거래되는 시장이다. 2024년 전체 방송채널 제공 매출액은 1조 5,629억 원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대형 유료방송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계속 상승하면서 이들이 채널 편성권을 바탕으로 방송채널사업자에 대해 높은 협상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OTT와의 콘텐츠 경쟁이 심화되면서 인기 채널을 보유한 방송채널사업자의 협상력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지만, 2024년에는 전년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쳐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이는 홈쇼핑 방송 매출이 2022년 이후 줄어들면서 수수료 인상 여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방송광고시장과 유료방송시장의 침체가 더 심화되면 방송채널 거래시장에서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채널 대가 및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분쟁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영상콘텐츠거래시장은 방송채널사업자, OTT 사업자와 제작사 간에 콘텐츠 방영권이나 전송권이 거래되는 시장이다. 이 시장에서는 국내 제작 수요가 전반적으로 정체된 가운데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4년 방송사업자의 전체 직접 제작비(자체제작, 외주제작, 구매 포함)는 2조 9,7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지만, 외주제작비는 9,878억 원으로 2.2% 감소했다.
방송사업자와 OTT 사업자의 2024년 드라마 공급 개수는 108개로 전년(112개)보다 소폭 줄었다. 국내 사업자의 제작 수요는 감소한 반면, 글로벌 OTT 사업자의 제작 수요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공급은 2023년과 2024년 모두 30개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2024년 넷플릭스 전 세계 시청 시간 중 한국 콘텐츠 비중은 8.8%로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국 콘텐츠에 대한 넷플릭스의 높은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광고시장은 2024년 매출액이 2조 1,9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6.8% 감소했다. 전체 광고 시장에서 TV 방송광고(라디오 제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17.7%로 전년보다 1.5%포인트 줄어들며 하락세가 지속됐다. 시청 플랫폼의 다양화와 온라인 광고의 성장에 따라 방송광고의 위상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 티빙 등 OTT의 광고 요금제 가입자가 빠르게 늘면서 방송광고에 대한 대체 압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시장 전반에서 방송사업자와 OTT 사업자 간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OTT 사업자를 포괄하는 분석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관련 통계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2025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와 주요 데이터, 그래픽 파일은 방송통신위원회 누리집과 방송통계포털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