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감원 “상해 1~3급 교통사고, 운전자보험서 형사합의금 지급”
금융당국이 일반교통사고 가해자가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더라도, 피해가 중상해로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해 형사합의를 했다면 운전자보험의 형사합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는 지난 13일 운전자보험 교통사고처리지원금 특약과 관련한 분쟁조정 안건을 심의하고,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형사합의금을 지급하도록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운전자보험 가입자가 일반교통사고를 일으켜 피해자에게 상해 1~2급 부상을 입힌 뒤 형사합의를 진행했지만, 보험사가 이후 경찰의 ‘공소권 없음’ 불송치 결정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면서 발생했다.
해당 특약은 일반교통사고로 ‘중상해를 입혀’ 공소제기 되거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자배법)상 ‘상해급수 1~3급’ 부상을 입힌 경우 형사합의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험사는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지 않아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분조위는 상해급수 1~3급 부상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보험금 지급 사유라고 해석했다.
또한 분조위는 형사합의가 필요한 중상해 범위와 관련해, 실제 중상해로 최종 확정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합의 당시 가해자가 향후 형사책임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었다면 합의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사고 초기 중상해 여부가 불분명하더라도, 악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형사합의는 보험금 지급 대상에 해당된다고 결정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결정이 운전자보험의 교통사고처리지원금 특약 해석 기준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상해급수 1~3급의 독립적 지급사유 인정과 함께 형사합의 필요성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한편 분조위는 여행자보험 관련 분쟁도 함께 논의했다. 해당 사건은 피보험자가 인도 카슈미르 지역에서 트레킹 중 낙상 사고를 당해 사망한 뒤, 보험사가 출국권고지역 방문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사례이다.
분조위는 카슈미르가 출국권고지역으로 지정된 배경이 ‘테러와 정정 불안’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트레킹 도중 발생한 낙상 사고는 지역의 치안 불안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는 우연한 사고라고 판단했다.
특히 약관상 고지의무 위반 사실이 보험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보험사가 입증해야 하는데, 보험사는 카슈미르의 낙후된 의료환경이나 지역적 위험 요소가 실제 사고 발생 또는 사망 결과에 영향을 줬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봤다.
금융감독원은 “앞으로 운전자보험의 교통사고처리지원금 특약, 여행자보험 등 생활밀착형 보험에 대해 보험사의 신속하고 합리적인 보험금 지급 관행이 정착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