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가 올여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2026년 여름철 홍수대책'을 마련했다. 이 대책은 5월 12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보고됐으며,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여름철 자연재난대책기간(5월 15일~10월 15일)에 맞춰 본격 시행된다.
최근 기후변화로 시간당 강수량이 최대치를 경신하고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홍수 대응 체계의 변화가 필요해졌다. 이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숨은 물그릇 확보와 인공지능·디지털트윈 기반 지능형 홍수대응'을 핵심 방향으로 삼고, 세 가지 중점 분야에서 19개 과제를 추진한다.
첫 번째 분야는 물그릇 확보를 통한 홍수조절 강화다. 기후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협업을 통해 농업용 저수지, 발전댐, 하굿둑 등 기존 시설의 숨은 물그릇을 찾아 홍수조절용량을 전년 대비 최대 10억 4천만 톤 추가 확보한다. 이는 한탄강댐 약 3개를 새로 짓는 효과와 맞먹으며, 댐 건설 없이도 대규모 용량을 확보해 약 4조 원의 예산 절감이 기대된다.
농업용 저수지는 농업용수 공급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사전 방류 등을 통해 물그릇을 기존 6억 4천만 톤에서 최대 10억 6천만 톤으로 4억 2천만 톤 늘린다. 금강·영산강·낙동강 하굿둑과 아산만 방조제도 홍수기 운영 기준을 정비해 최대 1억 5천만 톤의 홍수조절용량을 새로 확보한다. 홍수통제소는 지역별 강우 예보와 상류 댐·저수지 방류 상황을 연계 분석해 홍수 위험이 예상되면 '홍수경계체제 지시'를 내리고, 하굿둑 관리자는 밀물과 썰물을 고려해 사전 방류를 실시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하는 발전댐도 홍수조절용량을 기존 3억 8천만 톤에서 최대 8억 5천만 톤으로 약 2배 이상 확대한다. 특히 2023년 홍수로 댐 월류가 발생했던 괴산댐은 수문 개방과 비상 방류설비를 가동해 과거 최대 홍수량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다. 양수발전댐도 강우 예보 시 하부댐에서 상부댐으로 물을 미리 양수하고 사전 방류를 병행해 7개 댐에서 총 3천만 톤의 물그릇을 새로 확보한다.
두 번째 분야는 예측 체계 강화로 선제 대응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하는 도시침수예보는 서울특별시 강남역과 신대방역 일원 6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침수 범위와 깊이를 미리 예측해 '침수주의보'와 '침수경보'를 발령하는 체계를 도입, 지방정부와 경찰, 소방이 신속하게 출입통제와 차수판 설치 등 현장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인공지능 홍수예보의 예측모형도 개선된다. 새로운 홍수 자료를 신속하게 재학습해 정확도를 높이고, 홍수특보지점 중 수위 상승 속도가 빠르고 기준 수위 도달 시간이 짧은 지점은 과거 홍수 사상을 분석해 집중 관리한다. 레이더 기반 인공지능 초단기 강수예측모델도 예측 영역을 남한 내륙에서 한반도 전체로 확대하고, 해상도를 8km에서 1km로 높이며 알고리즘을 개선해 예측 성능을 향상시킨다.
세 번째 분야는 취약지역 및 위험요소 집중관리다. 홍수취약지구, 하천시설, 하수도시설 등을 집중 점검하고, 재난문자 체계를 정비해 대응력을 높인다. 특히 기존에 안전안내문자로 발송되던 홍수정보 '심각' 단계는 휴대전화 최대 볼륨(40dB 이상)으로 알리는 '긴급재난문자'로 격상한다. '심각' 단계는 하천 범람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계획홍수위'에 도달했음을 의미하지만, 그간 안전안내문자로 발송돼 신속한 대피가 어려웠던 점을 개선한 것이다.
국가하천 CCTV 2,152개소에는 인공지능 기능을 활성화해 확대 운영하고, 교량과 지하차도의 침수위험수위를 지자체와 경찰에 제공해 교통통제를 지원한다. 하수도 분야에서는 빗물받이 점검·청소 관리 기간을 5월부터 10월까지로 늘리고, 맨홀 추락방지시설 설치에 국고 1,104억 원을 투입해 18만 5천 개소를 지원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4월 15일부터 5월 14일까지 '제3회 대한민국 홍수 안전강조기간'을 운영하며 합동 모의훈련, 지방정부 간담회, 홍수안전 순회 교육 등을 통해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기존 댐·저수지·하굿둑의 물그릇 확보를 통한 홍수 대응 강화는 가용 자원 활용을 극대화해 수조 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창출한 사례"라며 "빠르게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은 물론,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평소 홍수조절에 활용하지 않았던 시설물까지 전면 활용해 올여름 홍수 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