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배드뱅크 ‘상록수’가 23년 만에 사실상의 청산 절차에 들어간다. 금융위원회가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 이후 신속히 움직여 관련 회사들을 소집하고, 채권 정리 방안을 확정함에 따라 장기 연체채권 처리의 새로운 국면이 열렸다. 이 대통령이 ‘원시적 약탈금융’으로 규정하며 비판한 상황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상록수에 참여한 9개 금융사는 일괄적으로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의 장기 연체채권을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조치로 약 11만 명의 채무자가 지속적인 추심 압박에서 벗어날 전망이며, 채권 규모는 8450억원에 이른다. 이는 포용금융의 실질적 추진을 위한 구체적 조치로 해석된다.
새도약기금 대상이 아닌 잔여 채권에 대해서도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해 신속 매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상록수의 실질적 기능 상실과 청산이 사실상 결정된 셈이다.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설립된 이 기관은 장기적으로 채권을 보유하며 추심 수익을 거둬왔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적 논란이 커져왔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사 구조의 유동화회사 전수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장기간 방치된 채권의 관리 방식과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에 대해 전면적인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은 금융 포용과 정의로운 회복을 정책 기조로 내세운 정부의 방향성과도 맥을 같이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단기적으로는 채권 처리의 마무리로 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정비를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적 판단이 금융시장의 구조적 과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 후속 조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