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과 뇌혈관 질환이 국내 사망 원인 상위권을 지속적으로 차지하면서, 보험업계의 보장 체계가 진단 중심에서 치료 과정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은 각각 2위와 4위를 기록했으며, 질병관리청 자료에서는 2023년 심근경색 3만4768건, 뇌졸중 11만3098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화로 인해 뇌졸중 환자 수는 전체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어, 질병 발생 후 장기적인 의료 부담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기존의 정액형 진단비 위주의 상품 구조를 넘어, 실제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반영한 ‘순환계 주요치료비’ 담보를 확대하고 있다. 과거에는 뇌출혈이나 급성심근경색 등 특정 질환에 한해 진단 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데 그쳤지만, 이제는 혈전용해치료, 스텐트 삽입술, 중환자실 입원 등 구체적인 치료 항목에 따라 보험금을 차등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롯데손해보험이 지난해 12월 시행한 소급적용 조정은 암뿐 아니라 심장 및 뇌혈관 질환까지 선지급 대상에 포함하며 초기 치료자금 확보의 틀을 바꿨다.

라이나생명은 올해 3월 순환계질환 주요치료비 체계를 개편하며 62개의 질병코드를 포괄하는 보장 범위를 설정하고, 치료 예약 단계부터 일부 보험금을 선지급하는 구조를 도입했다. DB손해보험 역시 5월부터 상급종합병원 중심의 순환계질환 치료비 담보를 출시, 기존 대비 낮은 보험료로 접근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은 단순한 질병 진단이 아닌, 치료 시작 전후의 금전적 부담을 해소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순환계 주요치료비는 단일 질환 중심의 보장에서 벗어나 부정맥, 심부전, 판막질환 등 다양한 순환계 질환을 포괄하며 보장의 깊이를 넓히고 있다. 치료 초기 자금 확보와 소득 공백 해소라는 두 가지 니즈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설계 방식이 경쟁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치료비 현실화와 선지급 구조가 정착하면서, 소비자의 보장 수요가 진단보다 치료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품 진화는 단순한 보험사의 마케팅 전략을 넘어, 국민 건강 구조 변화에 대한 체계적 대응으로 평가된다. 심뇌혈관 질환은 치료 후 장기 재활과 후유장해 관리가 필요한 만큼, 치료비 보장의 포괄성과 유동성은 앞으로도 상품 설계의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