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직장 불안정한 청년들, 정책금융 ‘소외’
첫 직장은 청년층이 사회에 진입하는 단순한 출발점이 아니라 향후 소득 수준과 자산 형성, 금융 접근성을 결정짓는 핵심 경제 기반이다. 그러나 국회예산정책처(NABO)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청년층 첫 직장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최근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은 갈수록 늦어지고 있고, 첫 직장의 안정성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고용 불안은 정책금융 접근성 저하와 자산 형성 기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청년 고용 문제가 취업난에만 국한되지 않고, 금융 사각지대와 자산 양극화로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취업까지 1년 이상, 정책금융 ‘진입 문턱’ 높아져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청년층(20~34세) 가운데 졸업 후 첫 취업까지 1년 이상 소요된 비중은 33.0%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기업들의 채용 구조가 정기공채에서 수시·경력직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노동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진 결과다.
이에 따라 취업이 늦어질수록 국민연금·퇴직연금·청약저축 등 장기 자산 형성 수단에도 늦게 진입할 수밖에 없고, 학자금 대출 상환과 주거비 부담은 함께 커지는 상황이다.
첫 직장에 진입한 이후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청년 임금근로자의 평균 근속 기간은 18.4개월에 불과하고, 70.7%가 첫 직장을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짧은 근속 기간은 금융권 대출 심사에서 재직 안정성을 낮게 평가받는 요인이 될 뿐 아니라, 정책금융 상품 유지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청년희망적금(2022년 2월 출시)은 출시 7개월 만에 30만명이 중도해지했고, 후속 상품인 청년도약계좌(2023년 6월 출시) 역시 2024년 말 기준 중도해지율이 15.9%에 달했다.
특히 정부가 잇달아 출시하고 있는 청년 자산형성 상품은 모두 소득이 있어야만 가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취업 준비 기간이 긴 청년은 상품 혜택에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다. 오는 6월 출시되는 청년미래적금은 정부기여금을 최대 12%로 높였지만, 소득이 없으면 가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70만명을 넘어선 ‘쉬었음’ 청년들은 이번에도 가입 문 밖에 서게 된다.
■ 장기 미취업과 고용형태 격차, 자산형성 양극화로
첫 직장 퇴사 이후 경로 역시 금융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퇴사 후 1년 이상 장기 미취업 상태가 지속되는 비중은 2019년 22.6%에서 2025년 30.0%로 늘었다. 소득 공백이 이어지면 적금 납입 여력이 사라지고, 생활비와 주거비 부담이 가계 재무 건전성을 직접 훼손한다.
고용형태에 따른 격차 역시 정책금융 접근성으로 곧장 이어진다. 계약직·임시직으로 첫 직장을 시작한 청년의 42.1%가 현재 미취업 상태로, 정규직 출발 청년(34.0%)보다 8%포인트(p) 이상 높다.
결국 안정적 일자리에 진입한 청년은 정책금융 혜택을 누리며 자산을 축적하지만, 불안정 노동에 머무는 청년은 제도 밖에 머무르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청년 자산형성 정책이 고용 안정성과 따로 설계되는 한, 반복되는 중도해지와 사각지대 문제는 해소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