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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6000조’ 장외파생상품, 은행 쏠림 속 보험은 1% 미만

‘2경6000조’ 장외파생상품, 은행 쏠림 속 보험은 1% 미만

‘2경6000조’ 장외파생상품, 은행 쏠림 속 보험은 1% 미만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가 2경600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외무역 확대와 환율·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통화선도와 주식스왑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다.

장외파생상품은 금리, 환율, 주가 등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 파생상품 가운데, 거래소 밖에서 거래 당사자 간 일대일 계약으로 이뤄지는 상품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4일 발표한 ‘2025년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2경6779조원으로 전년보다 318조원(1.2%) 증가했다. 2022년 2경4548조원에서 3년간 2231조원(9.1%) 늘어난 규모다. 기초자산별로는 통화 관련 거래가 1경9778조원(73.9%)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이자율 6215조원(23.2%), 주식 634조원(2.4%), 신용 40조원(0.2%) 순으로 집계됐다.

거래잔액도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잔액은 1경4632조원으로 1년 전보다 284조원(2.0%) 늘었다. 거래규모는 단기 통화선도 중심으로 커졌지만, 잔액 기준으로는 장기 계약이 많은 이자율 관련 거래가 9095조원(62.2%)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권역별로는 은행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은행권 거래규모는 2경1371조원으로 전체의 79.8%를 차지했다. 증권이 3853조원(14.4%), 신탁이 1309조원(4.9%)으로 뒤를 이었으며, 보험은 243조원(0.9%)에 그쳤다.

거래잔액 기준으로도 은행 중심 구조는 같았다. 은행권 거래잔액은 1경1222조원으로 전체의 76.7%를 점유했으며, 이어 증권 2808조원(19.2%), 보험 338조원(2.3%), 신탁 248조원(1.7%) 순으로 나타났다.

■ 은행은 통화·이자율, 보험은 장기 금리위험 관리에 초점

장외파생상품 시장에서 은행의 높은 비중은 통화와 이자율 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와 맞물려 있다. 대외무역 확대와 환율 변동성으로 외화 헤지(Hedge)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은행권 거래는 통화선도와 이자율스왑에 집중됐다.

보험권의 낮은 비중은 업권별 파생상품 활용 목적의 차이와도 관련돼 있다. 은행은 통화선도와 이자율스왑 등 대규모 거래가 집중된 반면, 보험사는 장기 부채의 금리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리파생상품을 활용하는 성격이 강하다.

보험사는 자산과 부채의 잔존만기 차이를 줄이는 자산·부채 종합관리(ALM)가 핵심 과제인 만큼, 파생상품 활용도 장기 금리위험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때문에 보험권은 거래규모 비중보다 거래잔액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이는 보험권의 파생상품 활용이 단기 회전형 거래보다는 잔액으로 남는 헤지성 거래와 더 관련돼 있음을 시사한다.

■ 보험, 채권선도·이자율스왑 등 금리위험 관리에 활용

장외파생상품 시장 전체에서 보험권 비중은 작지만, 금리위험 관리를 위한 금리파생상품 활용은 늘고 있다. 2023년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으로 보험사의 금리위험 관리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업권의 금리파생상품 거래잔액은 2020년 25조원에서 2025년 상반기 234조원으로 9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이자율스왑 거래잔액은 18조원에서 141조원으로, 채권선도 거래잔액은 5조원에서 84조원으로 증가했다.

금리파생상품 활용 확대에는 제약도 있다. 보험사의 금리(할인율) 변동에 따른 보험부채 가치변동은 주로 기타포괄손익으로 인식되는데, 파생상품의 공정가치 변동은 원칙적으로 당기손익으로 인식돼 손익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보험부채의 금리위험요소는 위험회피회계 적용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변동성 관리에 어려움이 따른다. 장내파생상품인 30년 국채선물 시장의 낮은 유동성도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보험연구원은 보험부채 포트폴리오를 대상으로 위험회피회계를 적용할 수 있는 방안(매크로 헤지회계)을 마련해 손익 변동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매크로 헤지회계는 포트폴리오의 특정 금액을 위험회피대상항목으로 지정할 수 있어, 보험부채처럼 구성항목의 변동이 빈번한 개방형 포트폴리오의 위험 관리 활동을 반영하기에 적합하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지난해 12월 위험경감회계(RMA, Risk Mitigation Accounting) 공개초안을 발표하고 오는 7월 31일까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RMA는 개방형 포트폴리오의 순위험포지션을 대상으로 하는 위험 관리 활동을 회계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기준으로, IASB는 기존 헤지회계 체계를 보완·대체하는 방향의 공개초안을 제시했다.

다만 현재 공개초안 적용 대상은 금융자산·금융부채 중심으로 설계돼 있으며, 보험계약 자산·부채 적용 여부는 별도 피드백을 거쳐 검토될 예정이다. 보험연구원은 “국내 보험산업도 보험부채에 대한 RMA 적용 가능성과 회계상 효과를 선제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요 용어 풀이

▶ 통화선도(FX Forward): 미래 특정 시점에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정한 환율로 사고팔기로 약정하는 장외파생거래로,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줄이는 환헤지 수단으로 주로 활용된다. 통상 1년 미만으로 거래된다.

▶ 채권선도(Bond Forward):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미래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일정 수량의 채권을 사고팔기로 약정하는 장외파생거래. 보험사는 장기 금리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채권선도를 활용하며, 결제 시점에 기초자산인 채권을 실제로 인수·인도한다.

▶ 이자율스왑(Interest Rate Swap): 일정 기간 거래당사자 간 서로 다른 이자 지급 방식의 현금흐름을 교환하기로 하는 장외파생상품. 명목원금을 기준으로 이자를 계산하되 원금은 주고받지 않고,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등 두 금리 간 이자 차액만 정산한다. 주로 1년 이상 장기 거래된다.

▶ 주식스왑(Equity Swap): 주식이나 주가지수 등 주식 관련 기초자산의 가격·수익률에 따라 산출되는 현금흐름을 일정 기간 서로 교환하기로 약정하는 장외파생거래로, 주가 변동 위험을 헤지하거나 주식 관련 손익(익스포저)을 조정할 때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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