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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 요양투자 ‘신용공여 벽’에 발목

생명보험사 요양투자 ‘신용공여 벽’에 발목

생명보험사 요양투자 ‘신용공여 벽’에 발목

생명보험사 요양투자 ‘신용공여 벽’에 발목

생명보험사 요양투자 ‘신용공여 벽’에 발목

지난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계열 생명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최근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신용공여 규제 완화를 공식 건의했다. 업계는 요양사업과 같은 공공성 높은 분야에 대해서만이라도 예외를 인정해 달라는 입장이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 제48조 제2항은 같은 금융지주 안의 자회사끼리 서로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하는 행위(신용공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는 한 계열사에서 부실이 발생했을 때 그 위험이 그룹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또한 보험업법 제2조 제13호와 시행령 제2조 제1항은 신용공여를 대출·어음매입·보증 등 신용위험이 따르는 거래로 정의하고 있으며, 보험업감독규정 별표1의2에서는 ‘예치금’도 원칙적으로 신용공여에 포함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가 요양사업처럼 공공성이 높은 사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이다. 생명보험사가 요양시설 운영 자회사를 세워 부지를 확보하고 건물을 짓더라도, 같은 그룹 은행으로부터 담보 없는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생보사가 요양사업을 추진할 때 외부 금융기관에서 고금리 자금을 조달하거나, 완공 후 담보를 제공해 계열은행 대출로 갈아타는 ‘우회 구조’로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중복된 금융비용과 행정 절차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 유인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요양시설 부지를 확보할 때 신용공여 규제 때문에 계열은행이 아닌 외부 은행에서 공유(담보제공)를 받아야 하는 불편이 있다”며 “결국 자본금을 늘려 자체 자금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데, 이는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설명했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10년 이상 요양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한 기업은 택지 선정부터 설계·운영까지 전 과정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새롭게 진출하는 보험사들은 초기 자본 여력이 부족해 신용공여 규제의 부담을 더욱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보험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보험회사는 이미 K-ICS 등 지급여력제도를 통해 위험자산 평가와 내부통제 요건이 강화되어 있어, 대주주나 계열사와의 자산거래를 모두 일괄적으로 금지할 필요성은 낮다.

실제로 보험 선진국에서도 일괄적 금지를 완화하고 내부통제를 통한 책임 규제 체계로 많이 진행되고 있다. 영국은 2016년 SolvencyⅡ 도입 이후 특정 자산 비율 제한을 없애고, ‘선관주의원칙’ 아래 보험사가 스스로 위험을 관리하도록 했다. 대신 내부통제와 공시를 강화해 규제는 완화됐지만 책임은 더 커졌다.

독일도 과거 담보자산 한도규제(AnlV)를 적용했지만 SolvencyⅡ 이후 한도는 풀고, 대신 지배구조·위험관리(MaGo) 요건을 강화해 자율운용 대신 철저한 사후관리 체계로 전환했다.

일본 역시 2012년부터 대부분의 자산별 비율규제를 없애고, 동일인·주요주주 거래만 제한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대신 내부통제와 이사회 보고 등 관리 책임을 강화했으며, 2026년에는 경제적 가치 기반 지급여력제도로 한층 정교한 위험관리 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국제적 흐름에 맞춰 생명보험사의 요양사업을 단순히 계열 리스크로 볼 것이 아니라, ‘보험사의 사회적 역할 확대’라는 정책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요양사업의 공공성을 감안해 신용공여 금지 원칙은 유지하되, 요양시설·시니어케어 등 복지 목적 사업에 한해 담보요건을 완화하거나 내부 한도 특례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또한 K-ICS와 ORSA 체계 내에서 리스크를 별도로 관리하고, 이해상충 방지 및 내부거래를 투명하게 공시하는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더 나아가 개별 거래 규제에 그치지 말고, 보험산업 전반의 자산집중과 계열리스크를 거시적으로 관리하는 감독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요양사업을 단순한 금융 리스크가 아닌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핵심 인프라 투자로 봐야 한다”며 “위험은 관리하되, 기회는 열어주는 합리적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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