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 고용을 넘어 장기적인 자립 기반 조성을 위한 금융그룹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가 법정 고용률 미달에 따른 부담금 회피를 넘어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방점을 찍고 있다. 특히 장애인 직접 고용에 한계가 있는 금융업의 특성상, 표준사업장 도입과 연계고용, 사회적기업 투자 등의 간접 모델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장애인표준사업장과의 도급 계약을 확대해 커피 원두와 화훼류를 조달하며 고용부담금 감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4000만원이던 감면액은 2024년 2억1000만원으로 5배 이상 늘었고, 이와 함께 도급 규모도 7400만원에서 4억6900만원으로 성장했다. KB금융과 NH농협금융은 더욱 적극적인 지분 투자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KB는 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브라보비버’에 자본을 투입하며 사회적기업과 연계된 고용 모델을 실증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예술을 매개로 한 소외계층 지원에 방점을 두고 있다.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하나 아트크루’를 그룹 내 팀으로 제도화하고, 미술 공모전 수상작을 상품화해 전국에 유통하는 동시에 판매 수익의 절반을 작가에게 로열티 형태로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우리금융은 ‘굿윌스토어’ 확장을 통해 전국 35개 점포에서 444명의 발달장애인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며 물류부터 판매까지 전 주기에 걸친 일자리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림은 단순한 기업의사회적책임(CSR)을 넘어 금융권 전반의 지속가능성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5대 그룹의 장애인 고용률은 0.85~1.50%로, 법정 의무고용률인 3.1%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신한금융이 0.85%, KB금융이 1.50%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격차를 벌이고 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금융권의 장애인 고용률은 2024년 12월 기준 평균 1.88%까지 상승했으며, 최근 ‘금융권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 이후 실질적 채용과 사회적 협력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이처럼 금융그룹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의 범위를 단순 고용에서 ‘자립 기반’으로 확장하면서, 보험사를 포함한 금융업 전반의 사회적 책임 전략도 재정립이 불가피해 보인다. 고용 안정성과 수익 창출이 연계된 모델이 정착할 경우, 지속 가능 경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