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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 제19회 아시아 보험포럼은 무엇을 남겼는가

 신문로  제19회 아시아 보험포럼은 무엇을 남겼는가

신문로 제19회 아시아 보험포럼은 무엇을 남겼는가

나라마다 규정은 달리 적용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최소 3개국이 참여하면 국제행사로 인정된다. 아시아 보험포럼은 2008년을 기점으로 아시아 보험 산업의 3대 축인 한국, 일본, 중국의 대표적 보험매체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로, 매년 개최되는 국제보험포럼으로 발전해 왔다.

이번 서울에서 개최된 제19회 아시아 보험포럼의 주요 키워드는 ‘판매채널’과 ‘소비자보호’로 요약된다. 이는 보험산업의 핵심 이슈로서 특정 국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각국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과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판매채널과 관련해 한·일·중 3국 간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보험소비자는 청약 단계에서 판매채널의 전문성, 신뢰성 그리고 책임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계약을 체결한다고 한다.

특히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계약 기간이 장기인 생명보험의 경우 이러한 요인이 국가별 판매채널 활용에 차이를 나타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중국이며, 전속 보험설계사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일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보험대리점 활용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나라 손해보험은 제3보험 의존도가 높아 일본, 중국과는 상품 구조의 차이가 있지만, 상품의 표준화 수준이 높고 계약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손해보험상품의 특성상 세 나라 모두 공통적으로 보험대리점 활용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언하면 상품 표준화는 회사 간 가격 차별성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경제학의 ‘일물일가의 원칙(Law of One Price)’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유지관리 서비스의 질과 함께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은 판매채널을 선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다양해질수록 이는 역설적으로 소비자의 다양한 기대 수준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판매채널 역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GA협회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 논의와, 보험사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복합금융 플랫폼 구축은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고자 하는 방안으로 이해된다.

다음으로 소비자 보호는 세 국가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과제지만, 국가별 접근 방식에는 상대적인 강도 차이가 나타났다.

중국은 보험산업의 후발 주자로서 양적 성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비교적 포괄적인 규칙 기반(Rule-based) 보호 장치를 적용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에서 원칙 기반(Principle-based) 규제로 점차 정착해 온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영향으로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강한 규칙 기반 보호 체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원칙 기반 규제는 거시적이고 포괄적이며 예측 가능성이 높은 반면, 규칙 기반 규제는 미시적이고 개별적이며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특성을 지닌다. 향후 소비자의 니즈와 보험계약을 통해 기대하는 가치 역시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더욱 다변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점에서 규칙 기반 규제는 새로운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적인 규칙의 제정과 수정을 반복해야 하는, 이른바 ‘불완전 규칙의 연속’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보험 선진국의 사례를 고려할 때, 우리 역시 중장기적으로는 원칙 기반 규제로의 전환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 이는 모든 산업에서 강조되듯 지속가능한 성장이 소비자 중심 경영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며, 이에 부합하여 정부 규제 또한 원칙에 기반한 거시적 지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내년에는 아시아 보험포럼 20주년을 맞아 기념비적인 행사가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보호와 이에 반하는 보험 민원의 출발점은 보험 판매 단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내년 포럼 행사에서 ‘보험판매헌장’ 선포식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특히 제1조(목적)는 “보험판매자는 소비자의 이해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적합한 상품을 권유하고, 해당 상품이 고객의 합리적 기대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전문가로서 객관적·독립적 판단을 지속적으로 견지하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될 필요가 있다.

이는 1954년 소비자 중심 경영을 처음으로 강조한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 1909~2005)의 견해와도 맥을 같이한다. 즉, 보험판매자는 언제 어디서나 소비자의 니즈에 부응하며 권익을 보호·대변해야 한다는 원칙이 일관되게 유지되어야 한다.

이 포럼은 한·일·중 보험·금융 전문가와 정책 당국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가별 보험 정책과 감독 방향, 보험 환경 및 산업 구조의 변화 등을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 방안을 함께 모색해 온 의미 있는 공론의 장이다. 이러한 국제 협력의 축적은 앞으로도 보험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기반이자,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도약을 가능하게 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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