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제사회 지원 규모가 지난해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조정실과 외교부, 기획재정부는 2025년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ODA) 잠정 실적이 38억 7,500만 달러(약 5조 5,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40억 3,100만 달러)보다 3.9% 감소한 수치다.
ODA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은 환율 상승과 다자원조 규모 축소다. 원·달러 평균 환율이 2024년 1,363.53원에서 2025년 1,421.78원으로 4.3% 오르면서 달러 기준 실적이 낮아졌다. 여기에 유엔 산하기구 등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원조가 전년보다 21.1% 줄어든 6억 6,400만 달러에 그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미국은 전년 대비 55.8%나 급감했고, 독일(-11.4%), 영국(-4.5%), 프랑스(-5.9%) 등도 두 자릿수 또는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OECD 전체 공여국의 ODA 총액은 1,742억 6,2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9% 줄어 역대 최대 감소 폭을 나타냈다.
지원 형태별로 보면, 양자원조(개별 국가 직접 지원)는 32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0.7% 증가했다. 무상원조가 22억 달러로 1.2% 줄었지만, 보건과 교통·물류 분야 실적이 늘어난 데다 유상원조(차관)가 10억 1,000만 달러로 5.0% 증가하면서 전체 양자원조는 소폭 상승했다.
경제 규모 대비 ODA 비중을 나타내는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은 0.20%로 전년(0.21%)보다 0.01%포인트 낮아졌다. OECD 평균(0.26%)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국가들과 비교하면 중간 수준이다. 주요국과 비교하면 노르웨이(1.03%), 룩셈부르크(0.99%), 스웨덴(0.85%) 등이 높은 비율을 보였고, 미국은 0.09%로 최하위권이었다.
우리나라의 ODA 순위는 총지원액 기준으로 OECD 33개 회원국 중 13위를 유지했다. 1위는 독일(290억 8,900만 달러), 2위는 미국(289억 5,400만 달러), 3위는 영국(171억 7,600만 달러) 순이었다. 일본(162억 1,800만 달러)이 4위, 프랑스(145억 3,300만 달러)가 5위를 차지했다.
정부는 이번 실적을 바탕으로 향후 ODA 정책 방향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국무조정실은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2026~2030년)을 수립해 혁신과 성과 중심의 K-ODA를 추진하겠다"며 "보편적 가치와 상생을 실현하는 글로벌 기여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통계는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가 회원국 잠정치를 집계한 것으로, 최종 확정치는 올해 하반기에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