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어머니와 함께 살아온 아들이 공익사업으로 인해 집을 잃을 위기에 처했지만, 소유권자가 사망했다는 이유로 이축(집을 다른 곳으로 옮겨 짓는 것) 허가를 받지 못한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 같은 사례에서 실거주자에게 이축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관련 지방정부에 전달했습니다.
울산의 한 지역에 살던 A씨는 인근 국도 확장 공사로 인해 대대로 살아온 주택이 철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에 A씨는 개발제한구역 내 다른 토지로 집을 옮겨 짓는 이축을 준비했지만, 소유권자인 어머니가 사망하자 관할 지방정부는 “신청인이 소유자가 아니므로 이축권을 승계할 수 없다”며 허가를 거부했습니다.
A씨는 2001년부터 해당 주택에 전입해 고령의 어머니를 부양해 왔고, 전기료와 상하수도 요금 등 각종 공과금도 본인 명의로 납부하며 사실상 가계를 꾸려온 원주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생활 터전을 잃게 된 억울함을 호소하며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습니다.
국민권익위의 현지 조사와 관계 법령 검토 결과, A씨의 실거주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또한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상 이축권 제도는 공익사업으로 주거지를 잃은 원주민에게 지속적인 생활 근거를 마련해 주기 위한 취지라는 대법원 판례(1992. 5. 12. 선고 91누8128 판결)가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소유자가 사망했더라도 그 세대원이 공익사업 시행으로 이주하게 되었다면 예외적으로 이축을 허용하는 것이 제도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외지인이 투기 목적으로 이축권을 양수하는 경우와 달리, A씨는 동일 세대원으로서 생활 근거지를 상실하게 된 점을 고려할 때 이축을 허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권익위는 설명했습니다.
국민권익위 허재우 고충처리국장은 “공익사업이라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생활의 터전을 잃은 국민에게 형식적인 법 적용을 하게 되면 납득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관계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법령의 경직된 해석으로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국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