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와 금융감독원(원장 이찬진)은 지난 8일 오후 2시 금융감독원 2층 강당에서 금융 분야 불공정약관 개선을 위한 공동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에는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 등 5개 금융협회와 은행 46곳, 여신전문금융회사 23곳, 저축은행 2곳,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 10곳 등 총 81개 금융회사의 약관업무 담당자와 준법감시 담당자가 참석했다.
공동 설명회는 2023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으며, 금융약관 심사 제도를 업계에 설명하고 금융회사들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듣는 자리다. 공정위와 금감원은 이 자리를 통해 금융업계의 약관심사 이해도를 높이고 금융회사 스스로 약관을 점검·개선하는 역량을 키우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 공정위와 금감원은 금융회사 약관업무 담당자들에게 소비자보호 측면에서 약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 문제가 된 불공정 약관 유형과 최근 심사 기준을 상세히 공유하고, 약관을 작성할 때 불공정 조항이 포함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정위는 먼저 약관 규제 법률인 '약관법'과 약관심사지침, 금융투자업 분야 약관심사 가이드라인을 설명했다. 약관을 만들거나 소비자에게 설명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규정을 정확히 이해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아울러 최근 금융 분야 약관심사에서 지적된 불공정 약관 유형 등 약관 작성 단계에서 유의해야 할 점을 집중적으로 안내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약관을 통해 소비자와 권리·의무를 명확히 하고 금융상품 및 서비스 내용을 전달함으로써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관계 법령에 따른 약관 신고·보고 의무와 유의사항을 설명하고, 불공정 약관 유형 및 시정 사례도 함께 안내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약관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 불공정 약관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도록 주문했다.
설명회 후반에는 참석한 금융협회와 금융회사 관계자들이 약관 제·개정 신고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자유롭게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정위와 금감원은 이 같은 현장 의견을 귀담아듣고 앞으로도 금융회사 약관업무 담당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와 금감원은 최근 금융 분야 불공정약관 심사에서 자주 지적되는 유형을 정리해 공유했다. 대표적으로 첫째, 금융회사가 자의적으로 서비스를 변경·중단·제한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고객이 서비스 이용을 중단당하거나 제한되는 사유가 너무 추상적이거나 포괄적이어서 고객이 예측하기 어렵고 금융회사 마음대로 판단할 수 있는 경우가 문제로 꼽혔다.
둘째, 계약해지 사유를 추상적·포괄적으로 정한 조항이다. 사업자가 자의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우려가 있거나 고객에게 부당한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조항은 시정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서비스의 건전한 이용을 저해하거나 비정상적인 방법을 사용해 상당한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셋째, 부적절한 개별 통지 조항이다. 서비스 변경·중단 등 고객의 권리나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홈페이지 게시만으로 통지하거나 앱 푸시 등 부적합한 수단만으로 개별 통지하는 경우가 문제가 된다.
넷째, 금융회사의 책임을 부당하게 면책하는 조항이다. 금융회사의 고의나 과실로 고객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원칙적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하지만, 전산시스템 장애 등 관리책임이 금융회사에 있음에도 손해배상을 배제한 조항 등이 대표적이다.
다섯째,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재판관할 조항이다. 지난 2023년 7월 개정된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르면 비대면 계약 관련 소송의 전속관할을 소비자 주소지로 정해야 하는데, 일부 금융회사가 여전히 사업자 영업점 소재지 법원으로 규정한 경우가 있어 시정이 필요하다.
공정위와 금감원은 금융 분야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금융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상호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금융회사가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마련·운영할 수 있도록 금융업계와도 적극 소통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