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7일 공개한 금융감독원 제재 공시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설계사의 보험사기 연루행위 금지 의무 위반이 주요 사유로 등록취소, 업무정지, 과태료 등이 부과됐다. 보험사 소속 설계사들의 위반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한 보험사 설계사는 실제 시술을 받지 않았음에도 위조 진단서를 제출해 보험금 860만원을 편취한 사실이 적발돼 180일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또 다른 보험사 설계사는 고의 교통사고를 공모해 2264만원을 편취해 등록이 취소됐고, 허위 진료확인서를 통해 보험금을 수령한 사례도 적발돼 업무정지 조치가 내려졌다.
과거 소속 설계사들의 경우에도 상해 위장, 명의 도용, 고지의무 위반 등을 통해 수백만원 대 보험금을 편취하거나 이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돼 180일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GA 소속 설계사들도 도수치료를 위장한 성형수술, 고의 사고 유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험금을 편취한 사례가 적발됐다.
이와 함께 모집 질서 위반 행위도 확인됐다. 일부 설계사는 본인이 모집한 계약을 타 대리점 설계사 실적으로 처리하고 수수료를 받은 사실이 적발돼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특정 GA는 상품 설명의무 위반으로 기관과 설계사 모두 과태료가 부과됐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전직 임원들이 제3자에게 수수료를 지급하거나 모집 실적을 허위로 처리한 사실이 확인돼 기관 과태료와 임원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보험사기로 유죄 판결을 받아도 현장에서 곧바로 퇴출되지 않는 구조가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현행 제도상 확정판결 이후에도 청문 절차 등을 거쳐야 행정처분이 가능해 통상 1~2년의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도 “확정판결 이후에도 행정조치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면서 부적격 설계사의 보험판매가 지속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간 동안 일부 설계사가 정상 영업을 이어가거나, 직접 영업이 어려운 경우 다른 설계사의 명의를 빌리는 이른바 ‘경유계약’이나 ‘대리코드’ 방식으로 모집에 관여할 수 있다는 점도 구조적 허점으로 꼽힌다.
이러한 관행은 고객관리 부실과 책임소재 불명확, 불완전판매 가능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도 개선 논의는 진행 중이다.
국회에는 현재 청문절차를 간소화하는 보험업법 개정안도 3건이 발의돼 있지만 통과는 지연되고 있다. 특히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법원을 통해 범죄사실이 객관적으로 증명된 경우 청문절차를 생략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보험사기에 가담한 설계사를 즉시 등록취소해 행정력 낭비를 줄이자는 취지다. 국회 정무위원회도 검토보고서를 통해 해당 개정안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법안 심의는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제재는 개별 설계사 일탈을 넘어 보험사와 GA의 관리 책임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통제 강화 논의로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