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성질환을 앓는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유병자도 접근할 수 있는 간편보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보험사들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가입 조건을 완화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으며, 시장 규모도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은 보험 접근성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알릴 의무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에서 혼란이 뒤따르고 있다. 특히 기존에 복용 중인 약물의 용량 조절이나 약제 변경과 같은 사항이 고지 대상인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 가입 당시에는 단순한 조정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보험금 청구 단계에서 병증 악화와 연결된 것으로 판단될 경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보험사들은 약물 조정 자체를 즉각적인 고지 요건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처방 변경이 질병 상태의 변화를 반영하는 경우라면 사후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즉, 단순한 복용량 조정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것이 추가적인 진단이나 치료 강화와 연관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보험사의 위험 평가 기준에 포함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해 2023년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질병 및 상해보험 민원의 8.5%가 알릴 의무 미이행과 연관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고지의 경계가 불명확할 경우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감원은 건강검진 결과에서 진단의심 소견이나 추가검사 권유 내용도 고지 대상에 포함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간편보험의 확산은 보험 포용성 강화의 상징이지만, 소비자와 보험사 간의 정보 비대칭이 새로운 리스크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향후 보험사들은 고지 항목의 명확한 안내와 함께 소비자 이해도를 높이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품의 접근성과 보험 계약의 투명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