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탈회계 원상복구 이후, 삼성생명 유배당보험 배당 논쟁

일탈회계 원상복구 이후, 삼성생명 유배당보험 배당 논쟁
삼성생명이 최근 사업보고서를 통해 유배당보험 계약자 배당 산정 근거를 공개하면서 공시 적정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일탈회계처리 원상복구’ 지침이 반영된 첫 결산에서 회사는 기준에 따른 적법한 공시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핵심 정보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 당국 지침 후 첫 결산… 11.3조 누적 결손과 ‘추가배당 0원’ 공방
논쟁의 출발점은 금융당국이 유배당보험 배당 의무에 새 보험회계기준(K-IFRS17) 적용을 요구한 데 있다. 당국은 보험사에 유배당보험계약 관련 실질적인 배당 의무를 충실히 나타낼 것을 요구했고, 이번 삼성생명 사업보고서는 이러한 요구가 반영된 첫 번째 결과물이다.
삼성생명은 당기말 현재 이익잉여금으로 유배당결손을 보전한 금액이 누적 11조300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현재 유배당계약은 평균 7% 금리를 복리로 보장해야 하지만 자산운용수익률은 4% 수준에 그쳐 약 3%포인트(p)의 역마진이 지속되고 있다. 삼성생명은 40년간 누적 3조9000억원에 이르는 계약자배당을 실시했으나 2000년대 초반 이후 저금리가 고착화되면서 역마진에 직면했고, 결손 해소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이하 단체)은 지난 19일 입장문에서 과거 지급액과 누적 결손만으로 미래 배당 기댓값을 ‘0’으로 보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사측은 “K-IFRS17에 따라 배당금을 포함한 모든 미래현금흐름을 추정해 보험부채를 측정하고 있다”며 “경영진에 의해 자산의 구체적 처분 계획이 확정된 경우 해당 자산의 예상 처분손익을 고려해 계약자 배당 발생 유무를 판단하고, 이를 현금흐름에 반영해 보험부채를 측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수익률 산정 방식과 ‘구분계리’ 공시도 쟁점이다. 삼성생명은 투자자산 취득 재원이 유·무배당 보험료와 자기자본으로 혼합돼 있어 출처를 명확히 식별하기 어렵다며, 보험업법 시행령에 근거해 ‘투자년도별 투자재원 구성비 방식’을 적용해 손익을 간접 배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체는 “4% 수익률은 삼성전자 지분의 시세차익을 배제한 채, 유배당 계정만의 실질 성과를 가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실현손익 포함 여부와 산정 범위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 삼성전자 지분 매각과 미래 배당 시나리오
향후 배당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 변수다. 단체는 금산법상 지분 규제와 더불어 최근 공포된 제3차 상법 개정안(자사주 1년 내 소각 의무화)으로 인해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 구조적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큰 만큼, 구체적 시나리오 제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K-IFRS17 기준상 이사회 승인 등으로 확정되지 않은 자산 매각 계획을 부채 측정에 임의로 반영하는 것은 ‘중립적 추정’ 원칙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역마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2025년 규모의 지분 매각이 발생한다면 매각이익 중 유배당계약에 배분되는 이익이 유배당 결손액에 미치지 못하므로 추가적인 배당재원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특히 삼성생명은 현재와 같은 역마진 구조가 지속되는 한 추가배당은 어렵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현재 채권수익률이 2~3% 수준인 상황에서 유배당 계약자에게 보장한 평균 7%의 고정 금리를 충당하기에는 자산운용수익률(4%)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자산운용수익률이 개선되거나 대규모 자산 매각 이익이 발생해 유배당 계정으로 귀속되는 이익이 기존 유배당 결손액을 초과하면 계약자 배당 재원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