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시 호황에 힘입은 변액보험, 소비자 권리에는 ‘그림자’
지난해 증시 호황에 힘입어 변액보험 판매가 급증했지만, 현장의 소비자 보호 수준은 실적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변액 광풍’ 뒤 불완전판매 우려… 생보 민원의 9%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업계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조8900억원으로 2024년(1조9700억원) 대비 46.2%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에만 1조3800억원이 몰리며 전년 동기(8400억원) 대비 64.7% 급증했다.
이 같은 ‘변액 광풍’의 배경에는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투자 심리 자극이 있었다. 금융권에서는 당시 코스피 지수의 기록적 상승과 더불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갈 곳을 잃은 은행권의 투자 대기 자금이 보험업권으로 대거 유입된 결과로 분석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투자 실적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는 상품이라 주식시장이 좋아지면 수요가 생기고, 보험사도 이에 맞춰 프로모션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외형 성장과 달리 내실은 부족했다. 지난해 변액보험 관련 민원은 1308건으로 전체 생명보험 민원의 약 9%를 차지하며 불완전판매 경고등이 켜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매 과정에서 펀드 관리에 대한 설명을 못 들었다거나, 기대보다 낮은 수익률에 대한 불만이 주요 민원 사례로 접수된다”고 설명했다.
■ 현장서 외면받는 위법계약해지권… “상담·교육 시 소홀”
금감원이 지난해 9~11월 생보사 대상 변액보험 판매절차 점검을 위한 미스터리쇼핑을 실시한 결과, 대다수 보험사가 변액보험의 자산운용 방식과 위법계약해지권에 대한 설명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특히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상 보장된 위법계약해지권은 판매자가 설명의무 등을 위반했을 때 소비자가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임에도 현장에서는 외면받고 있었다.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 A씨는 “실질적으로 상담 현장에서 위법계약해지권을 설명하는 설계사는 극히 드물다”며 “원수사의 변액보험 판매 교육에서도 수익률이나 세일즈화법만 다룰 뿐, 소비자 보호 관련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 신한라이프·KB라이프파트너스 ‘미흡’, 개선책 고심
이번 점검에서 종합 ‘미흡’ 판정을 받은 곳은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파트너스(KB라이프생명의 자회사형 GA) 두 곳이다.
KB라이프파트너스는 “변액보험 판매 비중(1.4%)이 낮다 보니 상담 경험이 부족한 설계사들의 안내가 일부 미흡했던 측면이 있었다”면서도 “지난해 기준 변액보험 불완전판매는 0건이며, 민원 역시 업계 최저 수준으로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범 스크립트 배포 및 현장 교육 ▲판매 프로세스 전면 재점검 ▲자체 미스터리쇼핑 실시 등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신한라이프 역시 “투자형 상품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완전판매 중심의 실무 교육을 강화하고, 판매 품질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제도 보완 목소리 “소비자 눈높이 맞춘 공식 가이드라인 필요”
영업 현장에서는 본사의 단순한 ‘주의 권고’만으로는 변액보험 불완전판매를 근절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설계사 A씨는 “금감원 결과 발표 후 본사에서 공문이 즉각 발송된다”면서도 “실제 현장 적용 여부는 각 본부나 지점 관리자들의 교육 의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교육이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는 의문”이라며 “금감원이 공식적인 ‘변액보험 취급 유의사항’을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배포하는 것이 현장 영업에서는 훨씬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