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과 아동복지 전문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기부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진한다. 두 기관은 지난 7일 서울 광화문 소재 교보생명 본사에서 기부 신탁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황영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번 협약은 자산 기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확대되는 가운데, 보다 체계적이고 투명한 기부 환경 조성을 목표로 추진됐다.

기부 신탁은 기부자가 생전에 자신의 자산을 금융기관에 위탁하고, 사후에는 미리 정한 공익 목적을 위해 자산이 활용되도록 설계하는 제도다. 유언을 통한 기부와 달리 법적 분쟁 가능성이 낮고, 자산의 관리와 처분을 전문 기관이 담당함으로써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부동산이나 비상장주식 등 현금화가 어려운 자산을 보유한 이들에게는 기부의 실질적 장벽을 낮추는 대안이 될 전망이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에 따르면 공익법인은 기부받은 자산을 3년 이내에 고유 목적 사업에 사용해야 하지만, 비유동성 자산의 경우 처분 시기와 용도 집행이 어려운 문제가 지속돼 왔다. 신탁 방식은 수탁기관이 자산을 장기적으로 운용하면서 기부 목적에 맞춰 적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러한 제도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초록우산 측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중·고액 후원자 7213명 중 72%가 기부 의향을 표명했지만, 복잡한 절차를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절차의 간소화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교보생명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재산신탁 사업의 사회적 가치를 확장할 계획이다. 2024년부터 유언대용신탁, 장애인 신탁, 보험금청구권 신탁 등 다양한 맞춤형 신탁 서비스를 제공하며 종합재산신탁 체계를 구축한 바 있으며, 이번 협력으로 공익적 활용 영역을 더욱 넓힌다. 업계에서는 금융과 복지의 융합 모델이 확산될 경우, 기부 문화 전반에 구조적 변화가 촉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기부 활성화를 넘어, 자산 관리와 사회공헌이 결합된 금융 서비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기부 신탁이 고령화 사회에서 개인의 사후 재산 설계와 나눔 가치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