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KOSHA)은 건설현장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떨어짐'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2월 9일 발표했다. 건설업은 산업재해의 고위험 분야로 꼽히며, 특히 높이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전체 사망사고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번 조치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5년간(2019~2023년) 건설업 사망사고 1,370건 중 556건(40.5%)이 떨어짐 사고로 확인됐다. 2023년만 해도 99명이 이러한 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공단은 이러한 통계에 비춰 현장 안전 관리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높이작업 안전확인표'의 의무 도입을 핵심으로 삼았다. 이 확인표는 작업 전 필수 안전시설과 장비를 점검하는 체크리스트로, 안전난간 설치 여부, 안전망 상태, 안전벨트 착용, 작업발판 고정 등 10개 주요 항목을 포함한다.
안전확인표 도입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올해(2024년)부터 사망사고 다발 고위험 현장(지상 5층 이상, 추락위험 높은 공종)에 우선 적용한 후, 2025년 중소형 현장으로 확대하고, 2026년부터는 모든 건설현장에 전면 의무화할 예정이다. 현장 책임자는 매일 작업 전 확인표를 작성·보관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공단 관계자는 "작업 전 5분만 투자해도 사고를 80% 이상 예방할 수 있다"며 실효성을 강조했다.
또한 안전관리 인력 확충을 위해 '안전모니터' 제도를 신설한다. 현장 근로자 중 1인 이상을 안전모니터로 지정해 매일 높이작업 구역을 순찰하고 확인표 작성 여부를 감독하게 한다. 안전모니터는 공단의 무료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이를 통해 근로자 주도의 안전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교육 과정에서는 실제 사고 사례 분석과 안전 장비 사용법을 중점으로 다룬다.
이 외에도 공단은 현장 안전 수준 진단 서비스를 강화하고, '안전한 높이작업 캠페인'을 전개한다. 캠페인에는 현수막 배포, 온라인 교육 콘텐츠 개발, VR 체험 교육 등이 포함돼 건설업 종사자들의 인식 제고를 도모한다. 특히 중소건설사와 하도급 업체를 대상으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계획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대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건설사 안전관리자는 "기존 안전 규정은 많았지만 현장 이행이 미흡했다. 확인표 의무화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소업체의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공단은 초기 도입 비용 지원과 간소화된 확인표 양식을 마련해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2026년까지 건설업 떨어짐 사고를 30%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장기적으로는 스마트 안전 기술 도입과 AI 기반 위험 예측 시스템 개발도 병행 추진할 예정이다. 현장 근로자와 사업주 모두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문의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안전정책과(043-340-3230)로 하면 된다. 공단은 홈페이지(www.kosha.or.kr)를 통해 확인표 양식과 교육 자료를 무료 배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