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서울청사에서 2026년 3월 23일 열린 중앙지방정책협의회에서 고용노동부와 전국 17개 광역 자치단체가 노동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이 주재한 이번 회의는 '노동감독 권한 지방 위임과 공공부문 모범적 사용자로서 자치단체 역할'을 중점 안건으로 삼아, 중앙과 지방이 하나의 팀으로 노동자 보호를 강화하는 출발점을 마련했다.
고용노동부 권창준 차관이 안건을 발표하고 참석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한 가운데, 권 차관은 최근 산업재해와 임금 체불 근절을 위한 노동정책 강화 추세 속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역 현장에서 정책이 실질적인 보호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먼저 논의된 사업장 감독 권한 위임 방안은 소규모 취약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감독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중앙정부가 그동안 단독으로 수행해 온 감독 권한의 일부를 지방정부로 이양하는 내용으로, 지난 12일 제정된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이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고용노동부는 전국적 통일성을 유지하면서도 지방정부의 지역적 강점을 고려해 위임 영역과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는 지방정부가 실효성 있게 감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인력, 예산, 교육 등 실행 기반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각 지방정부는 감독을 전담할 조직과 인력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는 당부가 있었다. 이러한 협력은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감독을 통해 노동자 권익 보호를 더욱 촘촘하게 만드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자치단체의 공공부문 사용자 역할도 중요한 논의거리였다. 자치단체는 지역 내 대표적인 공공 고용주로서 불합리한 고용 관행을 근절하고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구체적으로 퇴직금 회피나 쪼개기 계약 같은 부당 관행을 없애는 데 앞장서야 하며, 이를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자치단체 비정규직 고용·임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4월 관계부처 합동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을 마련·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과 관련해 지방정부의 책임도 부각됐다. 자치단체가 사용자성을 인정받는 경우에는 성실하게 노조와 교섭에 임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현장 노동자와 적극 소통하며 공공부문 근로조건 및 처우 개선을 추진해 달라는 요청이 나왔다. 이는 공공부문이 민간 부문의 모범이 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권창준 차관은 회의 후 "이번 협의회를 통해 지방정부가 감독 시행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중앙과 지방이 하나의 팀으로 협력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며 "지역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지방정부의 힘과 중앙의 전문성이 결합될 때 촘촘한 노동 안전망이 구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정규직 채용과 노동조합 교섭에서 공공부문이 모범적 사용자로서 귀감이 돼 달라"고 덧붙였다.
이번 중앙지방정책협의회는 노동정책의 지방 분권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 체제 하에서 추진되는 이러한 움직임은 산업재해 예방과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한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정부의 빠른 대응이 노동 현장의 안전과 공정성을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