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단순한 생활습관 문제를 넘어 만성질환으로서 보험 급여 체계 내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제기됐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우리나라 비만 환자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반영하기 위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서미화 보건복지위원회 위원과 대한비만학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자리에서는 비만 치료의 보험 적용 필요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비만이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지방간, 일부 암종 및 정신건강 문제와 깊이 연결된 복합적 만성질환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김민선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은 “생물학적·환경적·사회구조적 요인이 얽힌 질환이지,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 설명할 수 없다”며 정책적 책임의 전환을 촉구했다. 이 같은 인식 전환이 제도 설계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비만 치료제 대부분은 비급여로 분류돼 연간 수백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이준석 간사는 “치료 중단의 주요 원인이 경제적 부담”이라며 해외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는 보험 적용과 함께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을 연계해 치료 순응도를 높이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국내에서도 단계적 급여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환 이사는 고위험군과 저소득층, 아동·청소년을 우선 대상으로 한 선택적 급여화를 제안했다. 또한 치료 접근성 격차 해소를 위해 설탕세 도입 등 건강증진 목적세 논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단순 약물 지원을 넘어 식이·운동·행동요법을 포함한 종합 관리 체계와 법적 근거 마련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토론회는 비만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함께 보험급여 체계 재편의 필요성을 제도권에 직접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정책 반영 여부는 열려 있지만, 보험 재정의 장기적 운용 측면에서 예방 중심에서 치료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