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과 관세청이 처음으로 손을 잡고 고의로 세금을 내지 않는 고액·악성 체납자들의 은닉재산을 찾아내는 합동 수색을 벌였다. 23일 양 기관은 재산을 숨긴 혐의가 있는 체납자 16명을 대상으로 전국에서 동시에 수색을 진행해 현금과 수표, 명품 등 총 13억 원 상당의 재산을 압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동 수색은 정부가 강조하는 부처 간 협업을 바탕으로 국세청과 관세청이 각자 보유한 체납추적 정보와 현장 수색 노하우를 긴밀하게 연계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대상은 국세와 관세를 동시에 체납하면서도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고의로 세금을 내지 않고 호화생활을 즐기는 이들이다.
수색에 앞서 양 기관은 체납자의 재산 은닉 실태, 호화 생활 여부, 실거주지 분석 자료와 통관 정보 등을 교환했다. 이후 각 지방국세청과 세관에서 데이터를 정밀 분석하고 잠복·탐문을 거쳐 수색 대상자와 장소를 확정한 뒤, 10명 내외로 구성된 합동수색반 8개를 편성해 현장에 투입했다.
합동 수색 결과 현금과 수표 10억 원, 명품 가방 등 사치품을 포함해 모두 13억 원 상당의 은닉재산을 압류했다. 또 체납자들로부터 월 1,500만 원씩 나눠 내기로 하는 분납 약속도 받아냈다. 이번 성과는 부처 간 협력이 고액·악성 체납자에게 효과적인 제재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주요 사례들을 살펴보면 체납자들의 은닉 수법이 다양했다. 한 체납자는 세금을 내지 않고 부친 명의로 계속 사업을 하면서도 여행용 캐리어 안에 현금 5억 4천만 원과 수표 4억 8천만 원 등 총 10억 2천만 원을 숨겨두었다가 적발됐다. 합동수색반이 2시간 동안 대치 끝에 강제로 문을 열고 압류에 성공했다.
또 다른 체납자는 고액의 소득이 있었음에도 세금은 내지 않고 최근 5년간 127차례 해외 출국을 하는 등 호화생활을 즐기다가 수색 대상에 올랐다. 수색반은 이 체납자의 집에서 명품 가방, 시계, 팔찌 등 사치품과 함께 5억 원 상당의 차용증을 발견해 채권을 압류했다.
위장이혼 의심 사례도 있었다. 한 체납자는 이혼한 전 배우자 명의의 대형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며 재산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수색 결과 거실 장식장에 진열된 고급 양주 10여 병과 개인금고 속 현금성 자산 9백만 원, 금반지, 명품 벨트 등 총 26백만 원 상당이 압류됐다.
국세청과 관세청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국세와 관세를 동시에 체납한 이들에 대해 은닉재산과 생활실태 정보 교환을 정례화하고, 공동 대응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양 기관은 또 고액·상습 체납자의 은닉재산 추적에는 국민들의 신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각 기관 누리집(홈택스)에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을 참고해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은닉재산 신고는 국세청 홈택스에서 '탈세제보-체납자 은닉재산 신고' 코너를 이용하거나, 관세청 누리집 '신고마당-체납자 은닉재산 신고센터'를 통해 할 수 있다. 명단 공개는 국세청과 관세청 누리집의 정보공개 항목에서 확인 가능하다. 양 기관은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체납 관리를 통해 고액·악성 체납자에 엄정히 대응해 조세 정의와 공정 과세를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