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우수한 인삼 모종을 생산하기 위해 7월 중순부터 인삼 씨앗을 채취하고, 씨눈을 틔우는 후숙(개갑)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후숙은 미성숙된 종자의 배(胚)를 성숙시켜 발아가 잘 되도록 종자 껍질을 벌어지게 하는 과정이다.
인삼은 보통 3년생부터 열매를 수확할 수 있지만, 뿌리의 수량과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 주로 3~4년생 사이 한 번만 수확하는 것이 원칙이다. 4년근을 수확할 계획이라면 3년생 때 열매를 따고, 5~6년근을 수확할 예정이라면 4년생 때 열매를 수확한다. 열매가 한꺼번에 익지 않기 때문에 7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2~3차례에 걸쳐 잘 익은 열매만 골라 따는 것이 좋다.
수확한 인삼 열매는 과육을 제거한 후 하루 동안 흐르는 물에 담가 두었다가 그늘에서 말린다. 이후 체로 걸러 지름 4mm 이상인 씨앗만 골라 눈을 틔우는 후숙 처리에 사용한다. 후숙 처리는 7월 중하순이나 8월 상순부터 11월 상순까지 약 90~100일간 진행된다. 특히 후숙 처리 시기가 15~20일 늦어지면 씨눈이 트는 비율(개갑률)이 약 80% 수준까지 떨어지므로 제때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후숙에 사용하는 용기는 씨앗 양의 8~10배 크기로 준비하고, 서늘하고 그늘지며 물 주기 편리한 곳에 설치해야 한다. 노지에 설치할 때는 용기 위 1m 높이에 지붕을 세워 온도가 오르거나 건조해지지 않게 하고,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관리한다. 용기 바닥에는 자갈과 굵은 모래를 각각 10cm씩 깔고, 그 위에 씨앗 자루와 고운 모래(입자 2.0mm)를 층층이 쌓아 보관한다. 맨 위는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굵은 모래와 자갈을 덮어준다. 다만 쌓는 높이가 50cm를 넘으면 씨앗이 썩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30cm 이상이면 씨앗 자루를 한두 차례 꺼내 그늘에 두었다가 다시 넣어 줘야 한다.
물 주기는 시기별로 달라진다. 7월 하순부터 9월 중순까지는 하루 2회, 9월 하순부터 10월 중순까지는 하루 1회, 10월 중순부터 11월 상순까지는 2~3일에 한 번 물을 공급한다. 시원하고 깨끗한 지하수를 용기 배수구로 흘러나올 정도로 충분히 주되, 물이 고이지 않게 해야 한다.
10월 하순~11월 상순경 종자 겉껍질이 갈색이나 흑갈색으로 변하고 틈이 벌어지면 후숙이 완료된 것으로 본다. 씨앗은 파종 2~3일 전 꺼내 씻은 뒤 마르지 않게 보관한다. 후숙이 덜 됐다면 20도(℃)에서 7~10일간 더 두도록 한다. 가을에 파종하지 못했다면 영하 2~0도(℃) 저온저장고에 보관했다가 이듬해 봄 해빙 직후 파종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특용작물육종과 김영창 과장은 “인삼은 후숙 시기를 놓치면 좋은 모종을 얻기 어려워진다”며 “제때 열매를 수확하고 후숙 처리를 철저히 해야 고르고 건강한 모종을 얻을 수 있고, 이것이 곧 우량 인삼 생산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