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기업 간 직접 전력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력구매계약(PPA) 중개플랫폼’을 구축하고 7월 15일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PPA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전기 사용자에게 직접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 방식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재생에너지 발전소는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RPS)에 따라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거래해 왔다. 하지만 PPA가 활성화되면 국민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고, 국내 수출기업의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 달성을 지원하며,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장기 수익 안정성을 확보하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RE100은 글로벌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으로, 현재 국내 36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대기업들의 재생에너지 PPA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지만, 기업들은 적합한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찾기 어렵고 발전사업자들도 수요 기업을 발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번 중개플랫폼은 이러한 정보 불균형과 낮은 시장 접근성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온라인 포털 형태로 운영되며, 발전사업자와 전기 사용자가 계약 희망 물량과 조건을 게시하면 비공개(블라인드) 협상을 거쳐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한국에너지공단이 플랫폼 운영을 맡았다.
시범사업은 7월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시작된다. 지난 6월 말부터 참여 신청을 받아 총 43개 기업 및 협단체가 참여한다. 이달 말까지 플랫폼에서 모의 거래를 진행하며 시스템을 검증하고 개선 사항을 발굴할 예정이다. 시범사업 행사는 플랫폼 소개 간담회, 시스템 시연 및 모의거래 운영, 참여자 간 네트워킹 순으로 진행된다.
참여자들은 플랫폼에서 전력구매계약 수요와 공급량을 직접 게시하고, 매칭이 이루어지면 비공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정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시범사업 기간 동안 업계 의견을 반영해 8월 초부터 플랫폼을 정식 운영할 계획이다.
중개플랫폼은 크게 판매 게시판과 구매 게시판으로 나뉜다. 판매 게시판에는 발전사업자나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가 설비 구분, 에너지원, 희망 가격, 판매 용량, 계약 형태, 계약 기간 등의 정보를 등록한다. 구매 게시판에는 기업이 희망 가격, 구매 용량, 계약 형태, 경영 상태 등을 게시한다. 공급사업자는 양쪽 게시판을 통해 수요와 공급을 중개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정부는 플랫폼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도 함께 제공한다. 우선 1MW 이하 소규모 발전사업자에게는 전력거래소 계량기 설치비를 지원한다.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원하는 수요기업에는 망이용료 지원 기간을 확대해 중소·중견기업은 최대 7년, 대기업은 최대 5년까지 지원한다. 또한 지붕형 태양광 사업자에 대한 보증보험료 정부 지원 비율을 기존 15~30%에서 최대 50%까지 높인다.
심진수 기후에너지환경부 재생에너지정책관은 "이번 시범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개플랫폼을 활용하겠다는 수요와 공급 물량이 각각 1GW 내외로 나타나 업계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며 "시범사업 과정에서 업계 의견을 적극 수렴해 재생에너지 PPA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중개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앞서 발표한 ‘제1차 재생에너지기본계획’과 ‘인공지능 시대를 선도하는 전기국가 비전’에서 재생에너지-기업 간 전력거래 플랫폼 도입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중개플랫폼은 그 후속 조치로, PPA 활성화를 통해 RE100 이행을 지원하고 재생에너지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