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은 달콤함이 또 한 번 기록을 세웠다. 2026년 상반기 한국 과일 수출액이 9천572만 달러(약 1천300억 원)로 집계되며 동 기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7%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연간 역대 최대 실적(2억 4천49만 달러)에 이어 2년 연속 최고 기록을 바라보게 됐다.
정부는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 세 가지 요인을 꼽았다. 첫째는 높은 당도와 철저한 품질 관리를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이다. 둘째는 장기 보관과 원거리 유통을 가능하게 하는 저온유통(콜드체인) 기술의 고도화다. 셋째는 K-드라마와 영화의 확산으로 K-푸드 전반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점이다. 특히 해외 소비자들은 한국산 과일을 '비싸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프리미엄 상품'으로 평가하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딸기가 전체 수출의 63.2%를 차지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딸기 수출액은 6천49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했다. 주요 수출국은 싱가포르(1천921만 달러)와 태국(1천656만 달러)이며, 이들 두 국가가 딸기 수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했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딸기 수출의 88.9%를 차지하며 최대 거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포도는 1천783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5% 성장했다. 대만이 전체 포도 수출의 절반 이상(51.6%)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았고, 홍콩과 싱가포르로의 수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경북은 포도 수출의 89.8%를 담당하며 지역 경제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배는 803만 달러로 무려 62.4% 증가하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이 전체 배 수출의 55.2%를 차지하며 1위 수출국으로 올라섰고, 베트남 시장도 408.9% 증가하며 큰 폭으로 성장했다. 충남은 배 수출의 48.5%를 차지하며 핵심 거점 역할을 했다.
참외는 수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164만 달러를 기록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수출 시장은 꾸준히 다변화되고 있다. 2026년 상반기 기준 수출국 수는 61개국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54개국)보다 7개국 늘어난 숫자다. 국가별로는 싱가포르가 2천288만 달러로 전체 수출의 23.9%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태국(1천771만 달러), 대만(1천160만 달러)이 뒤를 이었으며, 상위 3개국이 전체 수출의 54.5%를 차지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이다. 미국 수출액은 683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9% 증가했으며, 배와 포도를 중심으로 수출이 활발하다. 캐나다도 128만 달러로 규모는 작지만 65.1% 증가하며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5천492만 달러로 전체 수출의 57.4%를 차지하며 18년 연속 상반기 수출 1위를 기록했다. 경남은 딸기(5천380만 달러)가 지역 수출의 98%를 차지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경북은 2천168만 달러(22.7%)로 2위를 기록했으며, 포도가 수출의 73.8%를 차지했다. 충남은 612만 달러(6.4%)로 3위이며, 배가 지역 수출의 63.5%를 차지했다.
계절적 특성상 우리나라 과일 수출은 하반기에 집중된다. 지난해 기준 상반기 수출 비중이 33.3%였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 추세를 유지할 경우 연간 기준으로 2년 연속 최고 수출액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고품질 프리미엄 전략과 저온유통 인프라 구축을 지속 지원하고, K-푸드 인지도 상승을 활용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K-과일의 세계 진출은 단순한 농산물 수출을 넘어 한국 농업의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도 달콤한 K-과일이 더 많은 국가의 소비자들을 만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