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와 고흥군 사이에서 2년 가까이 이어져 온 김 양식장 해상 분쟁이 청와대와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로 마침표를 찍었다. 1일 여수시청 국동임시별관에서 열린 현장 조정회의에서 양측은 해상 경계 갈등 해소와 상생 협력 방안에 최종 합의했다.
이번 갈등은 2024년 8월 여수시 삼산면 해역에 새로 조성된 김 양식장 구조에서 비롯됐다. 해당 양식장이 가운데가 빈 ‘항아리형’으로 배치되자 인접 고흥 어민들은 이 공백지를 이용한 무단 시설 확장 가능성과 양식업권 불법 임대 문제를 제기했다. 양식업권 불법 임대란 허가받은 어업인이 직접 경영하지 않고 자격이 없는 제3자에게 어업권을 임대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에 대해 여수시와 거문도수협은 초기 기술 정착을 위한 협력이었다고 주장하며 고흥군 쪽 무면허 시설 설치를 맞비난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국민권익위는 현장 조사와 당사자 의견 청취를 통해 단속 위주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상생 기반의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4월 17일에는 여수 삼산면 해상에서 6시간 넘게 선상 회의를 열어 양측 입장을 세밀하게 조율한 바 있다.
합의 내용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첫째, 여수시는 무분별한 어장 확장을 막기 위해 기존 양식장 구조를 공백 없이 재배치하고 해상 경계에 일정 폭의 공간을 확보하기로 했다. 둘째, 고흥군은 어업권 이중 계약 방지를 위해 여수시와 상호 검증 체계를 구축하고 해상 경계선에 부표를 설치해 무면허 양식장 점검을 강화한다. 어업권 이중 계약은 한 시군에서 허가받은 어업인이 주소지를 옮겨 다른 시군에서 추가로 허가받는 행위다. 셋째,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적법한 기술 협력 기준을 담은 지침을 마련하고 시 주관의 ‘상생 협의체’를 구성해 매년 양식 개시 전 지역 간 갈등 요소를 사전에 조율한다. 넷째, 신청인과 거문도수협은 양식 어업 질서 확립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국민권익위 한삼석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번 조정은 단순한 분쟁 해결을 넘어 지역 간 상생을 위한 실질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한 데 의미가 있다”며 “합의 사항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이행돼 김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지역 갈등 관리의 모범 사례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K-푸드 열풍으로 한국 김 산업은 세계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양식장 확대에 따른 주산지와 신규 지역 간 이해 충돌도 잇따르고 있다. 이번 합의는 향후 유사한 해상 경계 갈등을 해결하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