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강세가 보험업계의 체질 개선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올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주도의 랠리를 타고 코스피 지수가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자본시장 내 한국 기업의 위상이 달라졌다. 로이터 통신은 국내 상장기업 합산 시가총액이 5조100억 달러(약 6700조원)까지 불어나 인도를 제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반도체와 AI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한국 증시가 재평가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런 흐름은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경과조치 적용 후)은 216.1%로 직전 분기보다 3.8%포인트 상승했다. 당기순이익 증가와 주가 상승에 따른 기타포괄손익누계액 확대가 가용자본을 키운 결과다. 보유 주식의 평가이익이 늘면 위험 인수 여력과 신규 투자 능력이 개선되고, 상장 보험사의 기업가치 역시 시장에서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주가 상승이 전적으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같은 기간 보험사의 가용자본은 310조9000억원(26조9000억원 증가)으로 늘었지만, 요구자본도 143조9000억원(10조1000억원 증가)으로 함께 증가했다. 주식위험액이 함께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시 상승을 자본 확충의 기회로 삼되, 위험자산 확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투자자금 유입 가능성도 주목할 대목이다.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더 높아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금융주와 보험주로 눈을 돌릴 수 있다. 보험사는 장기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이자 상장사라는 점에서 자본시장 재평가의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특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편입 여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MSCI는 한국을 신흥시장에 그치게 하면서 외환시장 접근성과 결제 효율성 등이 과제로 남았다고 평가했다.
증시 랠리가 장기화된다면 퇴직연금과 변액보험 등 자본시장 연계 상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 개선과 변액보험 투자심리 회복은 생보사의 수수료 수익 강화와 장기계약 기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보험시장의 진정한 성장 동력은 증시 상승 자체보다 한국 산업이 키워낸 새로운 위험을 정교하게 인수하고, 장기 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