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KT 통신사와 손잡고 보이스피싱과 구매대행(노쇼) 사기 등 신종 스캠 범죄의 핵심 수단인 '010 번호 변작' 통신 장비를 대규모로 적발했다. 경찰청은 지난 5월 12일부터 KT와 협업해 전국 단위 집중 수사를 벌인 결과, 불법 중계소 115개소를 단속하고 변작용 통신 단말 5,580대를 압수했다고 18일 밝혔다. 또한 설치·관리책 84명을 검거해 이 중 54명을 구속했다.
이번 단속은 KT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이뤄졌다. KT의 AI 시스템은 보이스피싱 범행 징후를 사전에 분석해 의심스러운 통신 회선을 선별했고, 경찰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전국에 흩어진 불법 중계소를 신속히 찾아내 적발할 수 있었다. 압수된 변작용 단말은 해외에 있는 피싱 범죄 조직이 국내 피해자에게 접근할 때 사용하는 핵심 장비로, 해외에서 걸려온 전화를 국내 010 번호로 바꿔 표시해 피해자들이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의 연락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데 악용됐다.
경찰은 이번 협업을 통해 보이스피싱과 구매대행 사기의 주요 범행 수단을 대규모로 제거한 결과, 전월(4월) 대비 5월 보이스피싱 피해가 19%, 구매대행 사기 피해가 24% 각각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통신사와의 긴밀한 공조가 실제 피해 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경찰은 올해 1월에도 KT와 협력해 'AI 모델을 활용한 피싱 의심 번호 탐지·차단 시스템'을 구축해 본격 운영하는 등 사전 예방에도 힘쓰고 있다. 정선일 KT 네트워크운용혁신본부 상무는 "앞으로도 AI 기술을 활용해 경찰청과 긴밀히 협력해 고객 피해를 예방하고, 날로 정교해지는 피싱 범죄로부터 고객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오창배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장은 "보이스피싱과 신종 스캠 범죄는 통신망을 악용하는 대표적인 조직범죄로, 이번 경찰과 통신사의 협력이 범죄 예방과 검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통신사와의 공조를 강화해 불법 중계소를 신속히 탐지·단속해 국민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또 고수익 아르바이트 명목으로 사설 중계소 설치·관리 업무를 제안받아 운영하는 행위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뿐 아니라 보이스피싱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며, 이런 제안을 받으면 반드시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통신사와 협력해 불법 중계소 탐지 체계를 지속해서 고도화하고, 의심 회선에 대한 신속한 차단과 집중 수사를 통해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신종 스캠 범죄 근절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