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5개 주요 택배사업자가 하도급법을 위반한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총 30억 7,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18일 밝혔다. 대상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로젠 등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 공정위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가 합동으로 택배 현장을 불시 점검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택배 종사자들의 온열 질환과 안전사고를 초래하는 불공정 관행이 지적됐다. 이후 공정위는 5개 사업자의 계약서 총 9,186건을 전수 조사해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이들 사업자는 영업점 등 수급사업자에게 안전사고 책임을 전가하거나 계약 해지 사유를 과도하게 넓게 설정하는 등 부당한 특약을 설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안전사고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을 영업점에 떠넘기거나, 현금 담보 기간 중 발생한 이자수익을 반환하지 않는 조항이 포함됐다. 또한 노동쟁의로 인한 손해를 영업점이 배상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담보 설정 비용을 전액 영업점에 부담시키는 특약도 확인됐다.
서면 발급 의무 위반도 심각했다. 5개 사업자는 총 2,055건의 계약에서 용역 수행 시작일까지 계약 서면을 발급하지 않았으며, 최장 761일이 지나서야 발급한 사례도 있었다. 쿠팡은 1,047건, 롯데는 580건, 한진은 270건, CJ대한통운은 144건, 로젠은 14건의 서면 미발급이 적발됐다.
공정위는 부당특약에 대해 재발방지명령과 함께 24억 7,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업자별로 쿠팡 5억 6,700만 원, 한진 5억 4,600만 원, CJ대한통운 5억 400만 원, 롯데 4억 8,300만 원, 로젠 3억 7,800만 원이다. 롯데는 심의일 현재 신규 계약서 발급을 완료해 수정·삭제 명령은 면제받았다.
서면 발급 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로젠을 제외한 4개 사업자에 총 6억 원의 과징금이 추가로 부과됐다. 쿠팡 1억 9,200만 원, 롯데와 한진 각 1억 5,000만 원, CJ대한통운 1억 800만 원이다. 공정위는 서면을 적시에 발급하지 않은 위법성이 경미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치는 국내 택배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대형 사업자들의 불공정 관행을 시정한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안전사고 책임을 영업점에 전가하는 특약이 신속히 시정됐고, 일부 사업자는 새로운 계약서로 계약 관계를 갱신 중이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하도급 불공정 행위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5개 사업자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 부당 특약에 대한 시정안을 제출하고 영업점 등과 변경 계약을 체결 중이다. 롯데는 변경 계약을 완료했으며, 나머지 사업자는 의결서 송달일로부터 90일 안에 계약 체결을 마쳐야 한다. 공정위는 택배사업자들이 물류 시설 투자와 사업 확장에 주력한 반면, 수급사업자와의 공정한 계약 관행 정착에는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