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업계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확정형 상품에서 발생하는 역마진 부담이 커진 가운데, 자산집약형 재보험(AIR)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1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재보험 방식은 투자 위험을 본사에서 분리해 재보험사로 넘기는 구조로,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

AIR 거래는 크게 기존 계약을 한데 묶어 넘기는 블록형과 신규 계약까지 포괄하는 플로우형으로 나뉜다. 국제보험감독자협의회(IAIS)의 정의를 살펴보면, 이 재보험은 일부 보험 위험에 더해 상당 부분의 투자 위험을 함께 이전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국가별 규제 차이를 활용한 역외거래가 시장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뮤다나 케이맨 제도 등지에서는 시나리오 기반 접근법(SBA)이 적용돼 자산 수익률을 부채 할인에 반영할 수 있어, 고수익 자산 투자 시 자본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 사진=보험연구원 표 갈무리)
해외 사례에서도 AIR의 활용도는 뚜렷하다. 미국은 버뮤다를 거점으로 한 역외거래를 통해 시장을 선도했고, 저금리 장기화 속에서 사모펀드의 보험산업 진출이 성장 동력이 됐다. 영국은 연금 수요 증가에 따른 자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방식을 적극 도입했다. 일본은 올해 3월 경제적 가치 기반 지급여력비율(ESR) 제도가 시행되면서, AIR가 자본 관리 부담을 완화하는 도구로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일본 보험사들은 남은 여유자본을 해외 인수합병(M&A)이나 신사업에 투자하는 전략을 펼치며 성장 기회를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보험사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보험연구원은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일본의 AIR 활용 사례가 참고할 만한 모델이라고 분석했다. 블록형 거래를 통해 역마진이 발생하는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이전하면 기본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플로우형 거래를 통해서는 연금 등 저축성보험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소비자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리스크 관리가 전제 조건으로 제기됐다. 최근 사모신용 시장의 건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대체투자에 의존한 AIR 성장 모델에 경고등이 켜졌다. 보험연구원은 거래상대방 위험과 환수 위험을 비롯해 시장 불안정성을 고려한 고도화된 리스크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AIS도 시장 급성장에 따른 우려를 반영해 거래별 위험평가와 스트레스 테스트 등 규제 방안을 논의 중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희우 연구위원은 "AIR 거래가 이차역마진 부담 완화와 자본 효율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으므로 전략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외국계 재보험사의 국내 자산 보유 의무 같은 제약도 보험계약자 보호와 시장 활성화의 균형 속에서 개선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