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협, 청각장애인 금융소통 AI ‘손소리온’ 도입
신협이 청각장애인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 의사소통 서비스를 도입하고 영업점을 중심으로 현장 적용에 나섰다.
신협사회공헌재단은 AI 기반 금융소통 서비스 ‘손소리온’을 도입해 대전 점진신협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고 16일 전했다. 모바일과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청각장애인의 주요 금융 이용 방식이 영업점 방문에 집중돼 있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손소리온은 수어 안내, 양방향 텍스트 상담, AI 수어 인식 기능을 하나의 화면에서 제공하는 통합 서비스로, 청각장애인 고객은 창구에서 직원과 대면 상담을 하면서도 금융 정보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직원 역시 상담 내용을 보다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신협재단은 지난 15일 대전손소리복지관에서 서비스 도입 기념식과 시연회를 열고 대전농아인협회 및 복지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행사에는 고영철 이사장과 이문규 상임이사, 지역 신협 임직원, 장철민 국회의원, 협력기관 관계자 등 약 50명이 참석했으며 개발 경과보고와 시연, 감사패 수여가 이어졌다.
이번 서비스는 기술 도입 자체보다 실제 현장 활용성에 무게를 두고 설계됐다.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에서 청각장애인의 금융 이용 방식 중 ‘은행 등 창구 방문’ 비중이 75.3%로 가장 높게 나타난 점이 반영됐다.
개발 과정에는 청각장애인 당사자와 협력기관이 함께 참여했다. 대전농아인협회와 복지관은 기획 단계부터 의견을 제시했고, 포커스그룹을 통해 표현 방식과 이용 동선, 화면 구성 등을 반복 검증하며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형태로 완성도를 높였다.
서비스 개발은 수어 인식 전문기업 바토너스가 맡았다. 금융권 최초로 AI 수어 인식 기술을 상담 과정에 적용했으며, 시범 운영 과정에서 정확도와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신협은 2026년 4월부터 점진신협에서 운영 결과를 점검한 뒤 하반기에는 대전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이후 전국 신협으로 단계적으로 확산할 방침이다. 아울러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와 협력해 맞춤형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청각장애인의 금융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국내 금융권에서도 장애인 금융 접근성 개선은 이미 중요한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 4월 ‘장애인 금융접근성 제고 전략과 방안’을 통해 시각장애인에게 점자·음성 형태의 서류 제공을 확대하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텍스트 상담 서비스를 전 은행권으로 넓히는 방향을 제시했다. 앞서 2023년에는 시각장애인이 보호자 없이도 은행을 방문해 통장 개설과 예금·대출상품 가입을 할 수 있도록 은행권 응대매뉴얼도 마련됐다.
개별 금융회사들도 장애 유형별 지원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상담과 보이는 ARS,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보안카드와 음성 OTP, 거래화면 음성지원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 전담 직원을 통해 상품 설명과 해지 절차도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자필카드와 지폐 가이드, 점자 스티커 등 ‘마음맞춤 응대도구’를 도입했다. IBK기업은행도 수어 상담, 보이는 ARS, 점자 카드와 보이스 OTP 등을 제공하고 있다.
고영철 이사장은 “손소리온은 청각장애인 이용자가 영업점에서 직원과 직접 소통하며 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현장형 서비스”라며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포용금융 환경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