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 창고 봉인은 끊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공동 연료 원장에는 열여덟 통, 창고 바닥에는 열두 통뿐이었다. 박선묵이 숫자를 두 번 읽고도 차이는 사라지지 않았다.
사라진 연료 여섯 통이라는 말이 공동 채널에 올라가자 사람들은 먼저 도혁을 봤다. 비밀 물류 경로를 알고 과거 연료를 옮겼던 사람이었다. 도혁은 시선을 피하지 않았지만 자기가 아니라는 말부터 하지 않았다.
민세온은 창고 출입을 중단하고 봉인, 바닥 흔적, 원장 사본을 각각 다른 사람이 맡게 했다. 누구도 통을 옮기거나 장부를 고치지 못하게 했지만, 난방과 의료의 긴급 반출까지 막지는 않았다.
첫 확인은 계측 방식이었다. 빈 통과 가득 찬 통을 같은 한 통으로 센 줄이 있는지, 다른 창고로 분산한 행을 합쳤는지 봤다. 용기 번호 열여덟 개는 모두 실제 번호였고 중복도 없었다.
급수관 동파 당일 긴급 사용 기록에서 두 번호가 발견됐다. 외벽 작업차가 밤중에 한 통, 작은 학교 운반차가 한 통을 가져갔다는 무전 기록이 있었다. 그러나 외곽 창고 반출표에는 옮겨 쓰지 않았다.
두 통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사용 장소와 빈 용기까지 확인됐다. 기록 당번은 누수 대응이 급해 사후 십 분 기록을 놓쳤다고 인정했다. 긴급 사용 자체와 사후 누락 책임을 한 행위로 묶지 않았다.
남은 네 통의 번호는 어느 공개 원장에도 없었다. 창고 바닥에는 최근 수레 바퀴 자국이 있었고, 외벽 작은 문 경첩에는 새 기름이 묻어 있었다. 도혁은 그 문을 과거에 썼지만 지난 육십 일 동안 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린은 송신 기록에서 겨울 물류조의 짧은 비공개 채널을 찾았다. 삭제된 메시지는 복구할 수 없었고, 남은 것은 ‘가족 구역 도착’이라는 수신 표식과 네 용기 번호 일부였다.
‘가족 구역’은 안전지대 서쪽 고가도로 아래 작은 거처였다. 거점 주민 몇 명의 부모와 형제가 살고 있었지만 공식 세 거점망에는 들어오지 않은 곳이었다. 식량과 난방이 부족하다는 소문이 있었다.
태민은 곧바로 수색대를 보내지 않았다. 무장 여부와 통로, 연료 저장 안전을 모르는 상태였다. 먼저 공개 채널로 용기 번호와 수령 기록 확인을 요청하고, 답이 없으면 두 거점 확인자가 함께 가기로 했다.
겨울 물류조 세 명이 스스로 나왔다. 그들은 네 통을 가족 구역에 보냈다고 인정했다. 그 대가로 말린 곡물 여섯 자루를 받았고, 식량 창고에 넣을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사람을 살리려 한 거래였습니다.” 물류조 한 명이 말했다. “회의에 올리면 며칠 걸릴 것 같았어요.”
세온은 동기를 조롱하지 않았다. 가족 구역에 실제 위험이 있었을 수 있고 곡물도 공동체에 필요했다. 그러나 공동 연료의 위치와 조건을 숨기고 자기 가족이 있는 곳을 먼저 고른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도혁은 거래를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가족 구역 위치는 알았지만 이번 반출은 몰랐다고 답했다. 송신 장치의 채널이 과거 자기 장치에서 복제됐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오도혁의 책임은 채널 관리와 경로 공개가 충분했는지 다시 심의하기로 했다. 실제 네 통 반출을 했다는 증거가 없는데 과거 때문에 행위자로 적지 않았다.
박선묵은 연료를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작은 창고에서 계속 보관하면 화재와 전용 위험이 있었고, 거점 난방도 최저선에 가까웠다. 가족 구역 사람을 도둑으로 부르지는 않았다.
권수진이 가족 구역과 연락했다. 그들은 연료 네 통을 받았고 두 통을 이미 난방에 일부 사용했다고 말했다. 거래가 공식 승인된 줄 알았으며 곡물 여섯 자루를 넘겼다고 했다.
수령자에게 반출 비공개 책임을 전가하지 않았다. 그들이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와 남은 양을 확인하고, 빈 통·사용량·현재 추위 상태를 원장에 새로 열었다.
곡물 여섯 자루는 아직 물류조 임시 창고에 있었다. 한 자루는 가족 구역으로 다시 보내려 따로 뒀고, 다섯 자루만 안전지대 반입 예정이었다. 거래 조건조차 공동체에 말한 것과 달랐다.
차유리는 연료 회수 때문에 가족 구역 난방을 갑자기 끊을 수 없다고 했다. 어린아이와 호흡이 약한 사람이 있다는 진술을 전문 평가 없이 확정할 수는 없지만, 현재 온도와 기본 상태를 구조 릴레이가 확인해야 했다.
세 거점은 임시 조치를 정했다. 사용 중인 두 통은 안전하게 보관하며 난방 최저선을 유지하고, 남은 두 통은 봉인해 공동 인계까지 쓰지 않는다. 안전지대는 대체 난방 물자를 보내고 가족 구역을 다음 날 공개망에 연결한다.
물류조의 배정 권한은 즉시 정지됐다. 그들을 밖으로 내쫓거나 위험한 회수 작업에 단독으로 보내지 않았다. 거래 경로와 연락 내용을 공개하고 곡물 보관 상태를 확인하는 역할은 다른 감독 아래 맡았다.
외곽 창고 원장에는 여섯 통의 경로가 채워졌다. 긴급 동파 작업 두 통, 가족 구역 비공개 거래 네 통. ‘찾음’이라는 한 단어 대신 사용·잔량·수령·누락 사유가 각각 붙었다.
긴급 반출 누락을 한 기록 당번은 물류조와 같은 처분을 받아야 하느냐고 물었다. 은별은 절차를 놓친 결과는 같아도, 공개된 긴급 사용과 숨긴 사적 거래는 행위와 선택이 다르다고 말했다.
누락한 당번은 다음 두 번의 긴급 기록 교대에서 보조자로 서고, 십 분 예외를 놓쳤을 때 자동 알림 표식을 만드는 일을 맡았다. 처벌보다 반복을 막을 조치였지만 책임이 없다는 뜻은 아니었다.
저녁 공개 회의에서 가족 구역 지원 자체를 잘못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문제는 누가 지원 대상을 골랐고 다른 부족 거점이 반론할 기회를 가졌는지였다. 가족의 위급함은 비밀 권한의 근거가 되지 않았다.
최규식은 자신처럼 가족이 없는 사람의 위험은 누가 몰래 챙겨 주느냐고 물었다. 물류조 한 명은 대답하지 못했다. 공개망은 느릴 수 있지만 이름 없는 위급함도 보게 하는 유일한 길이었다.
하린은 가족 구역에 임시 호출값을 발급했다. 그곳은 세 거점의 하위 지점이 아니라 자기 인원과 자원, 필요한 지원을 직접 방송할 수 있는 네 번째 목소리가 됐다. 가입은 연료 거래의 벌이나 대가가 아니었다.
밤 아홉 시, 가족 구역에서 첫 보고가 왔다. 현재 난방 구역, 남은 연료, 받은 곡물과 넘긴 곡물, 의료 확인 요청. 수치는 안전지대 원장과 일부 달랐고 다음 날 대면 인계에서 맞추기로 했다.
가족 구역 확인자는 빈 통 두 개의 사진과 난방기 가동 시각도 보냈다. 안전지대 쪽 기록원은 자기 장부에 맞춰 숫자를 고치지 않고, 차이가 난 측정 단위와 아직 읽지 못한 봉인 번호를 다음 대면 질문으로 남겼다.
박선묵은 외곽 창고 자물쇠를 새것으로 바꾸자는 제안을 했다. 세온은 자물쇠보다 반출 알림이 여러 곳에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출입 센서 대신 종이 봉인과 공동 방송, 다음 인계자를 함께 쓰기로 했다.
도혁은 과거 장치에서 복제 가능한 채널 목록을 모두 제출했다. 기억나지 않는 값은 빈칸으로 남겼다. 자기 장치를 넘겼다는 사실이 비밀 길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보장은 아니었다.
연료 여섯 통은 물리적으로 한곳에 돌아오지 않았다. 두 통은 이미 동파 작업에 쓰였고 네 통은 가족 구역의 겨울을 데우고 있었다. 공동체가 되찾은 것은 통이 아니라, 누가 어떤 이유로 어디로 옮겼는지 끊겼던 경로였다.
세온은 외곽 창고 문을 다시 봉인했다. 봉인 위에는 열두 통 남음이 아니라 열여덟 번호의 현재 위치가 쓰였다. 빈자리도 이름을 가졌고, 다음 조사에서는 바닥 숫자만으로 사람을 먼저 의심하지 않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