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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8화]

두 주파수 사이

작성: 2026.07.16 04:02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오전 아홉 시 이십 분, 하린은 펌프 점검교 난간에 안전줄을 묶었다. 중계 안테나는 교각 위 철제 발판을 두 층 더 올라가야 닿을 수 있었다. 바람이 강해질 때마다 녹슨 사다리가 벽을 긁는 소리가 났다.

강태민이 매듭을 두 번 확인했다. “흔들리면 장치를 잡지 말고 몸부터 붙여.”

하린은 고개를 끄덕이고 올라갔다. 민세온은 아래에서 줄을 잡았고, 오도혁은 중계기의 예비 배터리를 들었다. 정윤호는 첨부 도면과 권한표를 바닥에 펼쳐 놓았다. 차유리는 환자 곁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다가 의료 구역으로 돌아갔다.

안테나 연결부에는 케이블 두 개가 끊겨 있었다. 하나에는 남동, 다른 하나에는 북서라는 낡은 표찰이 남았다. 하린은 두 신호가 원래부터 다른 중계선을 썼다는 것을 확인하고, 피복이 온전한 부분만 임시 단자로 연결했다.

남동쪽 선을 먼저 살리자 익숙한 짧은 안내가 나왔다. ‘수용 전 평가, 북문 대기.’ 박선묵 안전지대에서 반복하던 문장이었다. 발신 식별자는 민간 물류 거점 번호였고, 도혁의 송신기에 저장된 호출값과 같았다.

북서쪽 선에서는 일정한 세 음이 들렸다. 말이 아니라 장치 확인 신호였다. 하린이 도면의 호출 규칙대로 응답하자 잠시 뒤 사람 목소리가 돌아왔다.

“서북 시 구조 릴레이. 수신 인원과 위치를 말하십시오. 신원·질환 상세는 공개 채널에 보내지 마십시오.”

하린은 원장 묶음 번호와 열두 명 전원 위치 확인, 이동 보조 환자 두 명, 펌프 점검교 좌표만 전달했다. 상대는 자신들이 군 검문소도 민간 안전지대도 아닌 시 구조 중계 인력이라고 밝혔다. 급수장과 병원 사이의 릴레이 방송을 유지하고 있었다.

북서쪽 신호의 주체가 확인됐지만 안전이 보장된 것은 아니었다. 구조 릴레이는 이동 차량도 충분한 의료 장비도 없었다. 대신 공공 급수장과 연료 배분표, 감염 대응 공지를 공개 채널로 보내고 있었다. 그 자료는 박선묵 거점 방송에서 빠져 있었다.

하린은 양쪽 신호를 동시에 녹음하고 발신 식별자를 비교했다. 남동쪽은 박선묵 거점의 사설 송신기, 북서쪽은 시 구조 릴레이였다. 같은 방송이 주파수를 바꾼 것이 아니었다. 서로 다른 두 운영자가 같은 강변을 향해 말하고 있었다.

윤호는 권한표 마지막 장을 내놓았다. MCP는 ‘Municipal Continuity Protocol’, 도시 연속운영망의 공동 접근 규약이었다. 구청 재난안전과와 위탁 물류 거점이 봉쇄 때 급수·병원·수용 현황을 함께 보도록 만든 권한이었다.

“박선묵 거점도 위탁 대상이었습니다.” 윤호가 말했다. “운영권자는 병원 재고와 출구 상태를 조회할 수 있었지만 개인 이동 명단을 바꾸거나 지울 권한은 없었어요.”

하린이 병원 로그의 MCP 식별값을 권한표와 대조했다. 끝 네 자리가 박선묵 물류 거점 인증서와 일치했다. 약국 자동문, 병원 서쪽 출구, 내부망 접속 흔적은 모두 같은 공동 권한에서 나왔다.

접속 시각에는 일곱 분의 차이가 있었다. 병원 서버 시계가 정전 뒤 느려졌다면 다른 사람의 접속을 잘못 묶을 수 있었다. 하린은 펌프 제어기의 자동 기록, 도혁 송신기의 송신 시각, 윤호가 적은 수기 시간을 한 화면에 놓았다. 세 장치의 차이를 먼저 보정하자 접속 순서는 도혁의 첫 보고, 박선묵 거점 인증, 병원 출구 조회로 이어졌다.

그때 남동선 파형이 갑자기 커지며 북서쪽 음성을 덮었다. 단순 출력 경쟁인지 누군가 의도적으로 세기를 높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린은 남동선을 끊지 않고 두 입력의 증폭기를 분리했다. 태민이 하부 전원함에서 타는 냄새를 맡아 차단기를 내렸고, 도혁이 예비 배터리를 중계기에 연결했다.

북서 음성이 돌아오기까지 삼 분이 걸렸다. 하린은 끊긴 구간을 빈칸으로 남기고 ‘남동 출력 상승과 전원 과열 동시 발생, 의도 미확정’이라고 썼다. 신호를 방해했다는 새로운 혐의를 만들지 않으면서도 실제로 어떤 목소리가 사라졌는지는 기록했다.

윤호는 위탁 거점 인증서가 개인 비밀번호 하나가 아니라 운영실 장비에 설치된 공동 인증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따라서 박선묵 본인이 키를 눌렀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지만, 거점 운영 책임 아래 접근이 이뤄졌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개인 행위와 운영 권한의 책임을 한 문장으로 뭉개지 않았다.

“누가 실제 키를 눌렀는지는 아직 구분해야 해요.” 하린이 말했다. “하지만 어느 거점 자격이 쓰였는지는 맞아요.”

도혁이 고개를 숙였다. 박선묵에게 보낸 첫 연락 뒤 거점 담당자가 병원 출구 코드를 물어봤다고 했다. 도혁은 직접 비밀번호를 주지 않았지만 어느 통로를 쓰는지는 말했다. 그 정보가 MCP 조회 조건과 합쳐졌을 가능성이 컸다.

세온은 윤호에게 물었다. “이 권한이 박선묵에게 있다는 걸 언제 알았습니까?”

“봉쇄 전날요. 제가 별첨 B의 배포 대상과 첨부 도면을 정리했습니다.” 윤호는 대답했다. “선별 기준이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도 결재선에서 빼지 못했고, 병원에 와서는 내 이름이 남아 있을까 봐 문서를 숨겼습니다.”

윤호는 권한표의 자기 확인 서명도 보여 줬다. 선묵이 단독으로 모든 것을 훔친 구조가 아니었다. 공공 기관이 불투명한 공동 권한을 만들고, 윤호 같은 담당자가 위험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한 구조였다.

그 순간 남동쪽 송신기에서 박선묵의 목소리가 들어왔다. 열두 명은 북문으로 오되, 이동 불가 환자는 외부 평가소에서 기다리라는 지시였다. 남은 의료 자원 때문에 예외를 둘 수 없다고 했다.

유리가 무전기 쪽으로 다가왔다. “평가자 이름, 증상 기준, 대기 중 산소와 처치 책임을 공개하세요.”

답은 잠시 없었다. 선묵은 내부 규정이라고만 말했다. 유리는 환자 진단 정보를 공개 채널에서 말하지 않고, 평가 절차가 공개될 때까지 문밖 분리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북서 구조 릴레이가 같은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들은 시 감염 대응 공지의 핵심을 읽었다. 발열 하나나 이동 불가만으로 감염을 확정하지 말고, 증상·노출 경로·발생 시각을 함께 기록하며 분리 중에도 필수 처치를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하린은 공지와 권한표를 중계기의 공개 저장칸에 올렸다. 박선묵이 자기 방송에서 지우더라도 북서 신호와 점검교 사본에 남도록 했다. 윤호는 별첨 B 본문과 첨부 도면의 누락 없이 목록을 만들었다.

바람이 세게 불며 하린이 매달린 발판이 한 번 흔들렸다. 세온이 안전줄을 당기고 태민이 사다리 밑을 눌렀다. 하린은 케이블을 놓고 양손으로 난간을 잡았다. 몸이 안정된 뒤에야 마지막 단자를 조였다.

두 안테나의 표시등이 각각 켜졌다. 남동쪽과 북서쪽 파형은 화면에서 다른 색과 간격으로 움직였다. 더 이상 어느 신호가 어느 문을 가리키는지 추측할 필요가 없었다.

하린이 내려오자 도혁은 송신기를 그에게 정식으로 인계했다. 윤호도 MCP 인증서 사본과 배포자 목록을 공동 원장에 붙였다. 단독 열쇠였던 정보들이 세 사람 이상이 확인하는 기록으로 바뀌었다.

시 구조 릴레이는 박선묵 안전지대 북문까지의 공개 급수로가 아직 통과 가능하다고 알려 줬다. 그들은 점검교에 차량을 보낼 수 없었지만 도착 시각과 열두 명 원장을 계속 수신하겠다고 했다. 외부에 증인이 생긴 셈이었다.

세온은 다음 이동 조건을 정했다. 열두 명이 한 원장으로 북문에 도착하고, 환자 평가 기준과 연료 장부를 공개하며, 입장 거부가 생기면 북서 릴레이에 그대로 기록한다. 누구도 도혁의 사설 연락이나 윤호의 숨은 문서 하나에 기대지 않는다.

점검교를 떠날 때 두 주파수는 모두 열려 있었다. 하나는 선묵의 문을, 하나는 도시의 남은 구조망을 가리켰다. 이제 그 차이를 아는 사람들이 열두 명의 이름과 함께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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