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사고 시정이 끝난 다음 주, 독립 위원회는 윤해진을 폐쇄 감사 책임자로 임명했다. 본사 해산 때까지 고용·안전·채권·기록 인계를 통합 점검하는 마지막 감사의 지휘자였다.
한이겸의 임명장은 나오지 않았다. 그는 과거 사건 연속성과 공개 규칙을 설명하는 자문 역할만 맡았다. 현장 중지와 위험 판단에는 표결권도 거부권도 없었다.
이사회는 경험이 많은 이겸이 최종 책임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진은 경험이 자문으로 남아도 지휘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공동 규칙이 한 사람의 위기 기억에 다시 기대지 않게 해야 했다.
첫 현장 점검은 지하 문서 보관실이었다. 천장 배관 철거와 종이 원본 반출이 같은 날 예정돼 있었다. 안전관리자는 누수 위험 때문에 반출을 먼저 끝내자고 했다.
시설 담당자는 운송 차량 예약을 바꾸면 비용이 크다고 반대했다. 이겸은 예전 비상 인계 경험을 말하려 했지만 해진은 현재 배관 도면과 기상·차량 일정을 먼저 보게 했다.
도면에는 반출 통로 바로 위에 노후 밸브가 있었다. 외부 안전자는 작은 충격에도 누수가 생길 가능성을 지적했다. 해진은 원본 반출이 끝날 때까지 철거를 중지했다.
이겸은 결정에 동의했지만 확인 서명은 하지 않았다. 자문 의견란에 근거 보강만 적었다. 해진의 결정이 그의 권위로 승인된 것처럼 보이지 않게 했다.
운송 비용이 늘자 이사회는 중지가 과도하다고 항의했다. 해진은 비용과 위험, 대체 일정, 승인자를 공개했다. 안전한 결정도 비용 설명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두 번째 점검은 빈 사무실의 전자기기였다. 폐기 업체가 하드디스크를 분쇄하기 전 일부 장비에서 기록센터 이전 확인값이 없었다. 가온은 장비 열두 대의 폐기를 멈췄다.
해진은 전체 폐기 작업을 중단하지 않고 확인값 없는 장비만 격리했다. 다른 장비는 예정대로 처리됐다. 위험 범위만큼 멈추는 원칙이었다.
한 장비에는 일반 교육 영상만 있었고 다른 장비에는 협력사 정산 임시 파일이 남아 있었다. 정산 파일은 신탁 담당에게 인계되고 중복 확인 뒤 삭제됐다.
세 번째 현장은 본사 옥상 통신 장비였다. 철거 업체가 강풍에도 작업을 계속하려 했다. 계약 마감일을 넘기면 감액이 생기는 구조였다.
해진은 현장 안전관리자의 중지 판단을 그대로 따랐다. 본인이 옥상에 올라가 영웅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풍속 기록과 작업 기준만 감사했다.
작업자는 중지로 일당을 잃을까 걱정했다. 계약은 안전 중지일에도 대기 비용을 지급하도록 수정됐다. 안전한 선택의 비용을 가장 약한 작업자에게 넘기지 않았다.
이겸은 회의에서 해진이 너무 많은 세부 결정을 맡는다고 우려했다. 해진은 자기가 모든 현장 전문가를 대신하지 않는다고 했다. 분야별 책임자가 판단하고 자신은 그 판단이 기록·보호·비용 절차를 지키는지 지휘했다.
다온은 해진의 권한에도 긴급 회피와 외부 이의 통로를 붙였다. 해진이 과거 직접 조사한 보호 대상 자료가 인계될 때는 다른 위원이 공개 판단을 맡았다.
가온은 폐쇄 감사 대시보드에서 해진 계정의 최종 승인 기능을 제한했다. 안전 중지는 현장 책임자가, 자료 폐기는 기록관리인이, 고용 종료는 독립 인사위원이 의결했다. 감사 책임자는 조정자이지 모든 버튼의 주인이 아니었다.
직원 대표는 해진이 본사 폐쇄를 빨리 끝내려는 이사회 압력에 어떻게 대응할지 물었다. 해진은 압력 기록과 지연 비용을 공개하고, 개인 용기로 버티지 않도록 독립 위원 자동 통지 규칙을 보여 줬다.
실제로 이사회 의장이 비공식 전화로 일정 단축을 요구했다. 해진은 통화를 기록하고 공식 회의에서 같은 요구를 내 달라고 했다. 의장은 비용 자료를 제출하며 정식 안건으로 바꿨다.
공개 토론 결과 안전과 기록 인계 일정은 유지하고, 비핵심 사무실 반환만 앞당겼다. 압력을 숨기지 않자 일부 비용은 줄일 수 있었고 양보할 수 없는 선도 분명해졌다.
이겸은 해진에게 첫 생의 본사 폐쇄 같은 미래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해진은 그 말도 자문 기록에 넣지 않았다. 현재 결정을 돕는 사실이 아니었다.
한 직원이 이겸에게 직접 찾아와 해진 결정에 불만을 호소했다. 이겸은 해결해 주지 않고 공식 이의 창구를 안내했다. 자문 역할을 우회 거부권으로 쓰지 않았다.
이의 내용은 기록센터 전환 채용의 경력 인정 문제였다. 해진이 아니라 독립 인사위원이 심사했고, 본사 근속 일부를 인정하는 수정안이 나왔다.
직원은 이겸에게 고맙다고 했지만 그는 자기 공이 아니라고 말했다. 개인 인맥을 통하지 않아도 같은 결과가 나왔는지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폐쇄 감사 중간보고에는 성공만 쓰지 않았다. 정전 대피 누락, 서버 삭제 승인 실패, 직무 분류 오류, 처리 지연과 추가 비용이 함께 들어갔다. 해진 자신의 판단 두 건도 외부 재검토 대상이었다.
외부 위원은 문서 보관실 철거 중지가 타당했지만, 직원 통지 시간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야간 교대조가 변경 사실을 뒤늦게 알아 출근했다가 돌아갔다.
해진은 시정 책임을 받아들였다. 긴급 중지 알림이 관리자에게만 가던 시스템을 모든 교대조와 외주 책임자에게 보내게 했다. 불필요한 출근 시간도 보상했다.
이겸은 그 오류를 자신의 경험으로 미리 알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뒤늦은 깨달음을 해진 평가에 쓰지 않았다. 자문자는 결정 뒤 현명해 보이기 쉬웠다.
마지막 감사라는 이름 때문에 직원들은 모든 문제가 한 번에 끝날 거라 기대했다. 해진은 본사 법인이 닫혀도 독립 감사센터가 후속 이행을 계속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은 책임의 종료가 아니라 주체의 인계였다.
옥상 장비 철거가 재개된 날 해진은 현장에 없었다. 안전관리자가 풍속을 확인하고 작업을 시작했다. 감사팀 없이도 절차가 작동하는지 원격 로그로만 봤다.
문서 보관실 원본도 기록센터에 도착했다. 수령 확인은 이겸이 아니라 외부 기록관리인이 했다. 해진은 대시보드의 완료 상태만 승인했다.
폐쇄 감사실 자리 배치는 S6 때와 같았다. 해진이 정면, 이겸이 옆 두 번째, 가온과 다온이 각 역할 자리에 앉았다. 직함이 바뀌어도 한 표와 자문 경계가 유지됐다.
이사회는 해진을 본사 해체의 얼굴로 홍보하려 했다. 그는 거절했다. 안전관리자, 기록 직원, 노동자 대표, 외부 위원이 실제 판단을 나눴고 어느 한 사람의 마지막 감사가 아니었다.
첫 현장 다툼은 협력사 채권 확인 순서에서 생겼다. 이겸은 소송 시효가 가까운 건부터 보자는 의견을 냈지만, 해진은 지급이 끊기면 당장 문을 닫는 영세 업체의 자료도 같은 날 검토하게 했다. 자문은 들었으나 순서는 현장 책임자가 결정했다.
오후에는 퇴직 예정 기록 직원이 인계표의 거짓 완료 칸을 보여 줬다. 해진은 보고 마감보다 모의 열람을 먼저 시켰고, 새 담당자가 원본 위치를 찾지 못하자 해당 부서 전체를 다시 열었다. 숫자가 나빠지는 선택을 책임자 이름으로 남겼다.
해진은 중간보고 마지막에 자기 임기 종료 날짜를 적었다. 본사 해산 뒤 센터 책임 체계로 넘어가면 폐쇄 감사 책임자 권한도 끝났다. 영구 지휘자가 되지 않았다.
한이겸은 보고서의 자문 확인란에 서명했다. ‘의견 제공, 현장 결정권 없음’이라는 문구가 이름 바로 아래 있었다. 그는 그 제한을 작게 느끼지 않았다.
마지막 감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지휘는 이미 한 사람에게서 절차로 옮겨가고 있었다. 해진은 다음 날 퇴직금·채권 배분 심의를 열겠다고 알렸다. 이겸은 안건 자료를 받으며 답을 먼저 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