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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5-8화]

공개 청문의 빈 답변

작성: 2026.09.01 19:51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공개 청문회장 앞에는 새벽부터 중계 차량이 줄을 섰다. 방청석 표는 일찍 동났고, 복도 화면에도 전직 감독기관 국장 김태욱의 이름이 크게 떠 있었다. 사람들은 한 문장짜리 자백을 기다리는 얼굴이었다.

한이겸은 증인석 맞은편이 아니라 조사 실무석 끝에 앉았다. 질문 순서는 윤해진과 독립 위원들이 정했다. 다온은 회피 중이라 화면에도 나오지 않았다.

김태욱은 첫 질문부터 “기억나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태성 위험 보고서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도, 검사 일정 조정 회의를 주재했느냐는 질문에도 같은 말이었다. 방청석에서 탄식이 흘렀다.

한 위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을 우롱하는 겁니까?”

해진은 준비한 질문지에서 그 문장을 지웠다. 감정은 이해됐지만 모욕에 대한 반응은 기록을 채워 주지 않았다. 그는 김태욱 앞 화면에 당시 문서 보존 규정을 띄웠다.

“국장실은 중대 감독 사건의 회의 안건과 지시 사항을 남길 보존 의무가 있었습니다. 이 규정을 알고 있었습니까?”

김태욱은 일반적인 규정은 알았다고 답했다. 특정 회의가 보존 대상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해진은 태성 위험 보고서의 열람 기록을 제시했다. 국장 계정과 비서 계정에서 각각 접근한 시각, 출력 시각, 회의실 예약이 한 화면에 나타났다. “이 세 기록이 틀렸다고 주장합니까?”

“기록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내용을 읽었는지는 모릅니다.”

“그렇다면 읽지 않았을 가능성과 읽고도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을 구분해 답해 주십시오.”

김태욱은 변호인과 짧게 상의했다. “구분할 수 없습니다.”

해진은 그 답을 그대로 확인했다. 추궁 대신 ‘열람 기회 확인, 실제 인식 여부 답변 불가’라고 기록했다. 빈 답변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사실의 경계가 그 주위를 좁혔다.

다음은 회의 메모였다. ‘시장 파장 고려, 검사 일정 정책 발표 후 재검토.’ 김태욱은 자신의 필체가 아니라고 했다. 가온의 분석도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회의 참석자 셋 중 누구도 메모 작성자를 기억하지 못했다.

독립 위원은 메모를 김태욱 지시의 증거로 확정하지 않았다. 대신 왜 공식 회의록이 없었는지 물었다. 김태욱은 실무 협의라 회의록 대상이 아니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해진은 같은 날 국장실에서 열린 다른 실무 협의의 회의록을 제시했다. 참석자와 결정 사항이 모두 남아 있었다. 태성 건만 기록되지 않은 이유를 다시 물었다.

“담당자가 누락했을 수 있습니다.”

“누락을 점검할 최종 책임은 누구에게 있었습니까?”

김태욱은 규정상 자신에게 있었다고 인정했다. 청문회장에 처음으로 명확한 답이 울렸다. 그것은 로비 자백이 아니라 기록 관리 책임의 확인이었다.

방청석에서는 더 큰 결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겸은 손을 들지 않았다. 확정되지 않은 영향력 행사보다 지금 인정된 보존 실패를 정확히 고정하는 것이 먼저였다.

정책재단 고문 박준명과의 통화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김태욱은 여러 정책 관계자와 통화했기 때문에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통화 뒤 검사부서와 협의한 사실은 일정표로 확인됐다.

“박준명과 통화하지 않았어도 같은 협의를 했을 겁니까?” 해진이 물었다.

김태욱은 가정에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진은 더 밀지 않았다. 가정을 자백처럼 받아낼 수 없었다. 대신 통화 전 준비 자료와 통화 후 지시 문서의 차이를 제시했다.

통화 전 자료에는 검사 일정이 없었고, 통화 후 국장실 메모에는 ‘검사·정책 충돌’이 생겼다. 직접 인과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새 쟁점이 들어온 시각은 확인됐다. 조사팀은 그 변화만 기록했다.

점심 휴정 동안 기자들은 해진에게 왜 더 세게 몰아붙이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청문이 분노를 대신 말하는 무대가 아니라, 나중에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을 남기는 자리라고 답했다.

오후에는 기관의 보존 시스템 담당자가 출석했다. 그는 국장실 회의가 일정표에 등록되면 회의록 알림이 자동 생성되지만, 참석자가 ‘비공식’으로 바꾸면 알림이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해당 회의는 김태욱 비서 계정에서 비공식으로 변경됐다.

해진은 시스템 담당자에게 왜 위험 사건 관련 회의도 비공식으로 바꿀 수 있었는지 물었다. 담당자는 고위자의 일정 보호 요청 때문에 예외 권한을 만든 것이라고 답했다. 누가 그 권한을 승인했는지 문서는 남아 있지 않았다.

가온은 변경 로그의 이전 기록을 대조했다. 같은 해 비공식 전환은 스물아홉 차례 있었고, 그중 네 건만 사후 회의록이 보완됐다. 태성 건 하나를 넘어 고위 회의가 조직 기억에서 빠지는 통로가 반복돼 있었다.

독립 위원은 시스템 담당자에게 책임을 몰지 않았다. 그는 요구받은 기능을 구현했고 보존 위험을 법무 부서에 알린 메일도 남아 있었다. 경고를 받은 관리자가 답하지 않은 사실이 새 결재선으로 올라갔다.

김태욱은 그 시스템을 자세히 몰랐다고 말했다. 해진은 기술을 알았는지가 아니라 비공식 회의의 결정 사항을 누가 공식 기록으로 옮겨야 했는지 물었다. 그는 다시 최종 책임이 국장에게 있었다고 답했다.

청문 휴정 뒤 수현은 중계 화면을 보지 않겠다고 보호 담당자에게 알렸다. 자신의 사표가 언급될 때마다 가족이 다시 불안해졌기 때문이었다. 해진은 증언자가 결과 공개를 실시간으로 견뎌야 할 의무는 없다고 확인했다.

그 선택은 공개 청문 기록에 들어가지 않았다. 보호 대상자의 시청 여부는 조사 성과와 무관한 개인 결정이었다. 팀은 필요한 통지문만 이튿날 서면으로 보냈다.

비서는 국장의 지시에 따라 바꿨다고 진술한 상태였다. 김태욱은 그런 지시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해진은 기억의 진위를 당장 판정하지 않고, 접근 권한과 변경 시각, 비서 진술을 나란히 붙였다.

독립 위원은 보존 의무 위반 여부를 별도 행정 심리로 넘겼다. 로비 혐의 수사와 같은 결론으로 묶지 않았다. 기록하지 않은 행위는 그것만으로도 판단받을 수 있었다.

마지막 질문에서 이겸에게 발언 기회가 왔다. 그는 준비했던 ‘왜 수사를 막았느냐’는 문장을 읽지 않았다. “당시 위험 보고를 알고도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결정이 있었다면, 지금 어떤 자료로 그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까?”

김태욱은 한참 동안 물잔을 바라봤다. “남아 있는 자료로 확인해야겠죠.”

“그 자료를 남길 책임은 누구에게 있었습니까?”

“최종적으로는 나에게 있었습니다.”

청문회장은 다시 술렁였다. 이겸은 승리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 대답은 태성 사건의 고통을 되돌리지 못했고 숨은 말을 모두 밝혀 주지도 않았다. 다만 기억나지 않는다는 방패가 기록 의무까지 지우지는 못했다.

청문 종료 뒤 속기록은 김태욱 측에 보내져 정정 기회를 거쳤다. 그는 표현 두 곳을 고쳤지만 보존 책임 인정 문장은 유지했다. 수정 이력도 공개됐다.

기관은 모든 고위 회의의 안건·결정·참석자를 자동 보존하고, 비공식 변경에는 다른 관리자 승인을 받는 개선안을 제출했다. 가온은 시스템만 바꾸면 구두 회의가 밖으로 빠질 수 있다며 사후 업무지시 확인 절차도 추가했다.

해진은 청문 요약 제목을 ‘김태욱의 침묵’으로 쓰자는 제안을 거절했다. ‘국장실 기록 보존 실패와 확인된 접근’이라고 고쳤다. 사람의 태도보다 검증된 행위가 제목에 남아야 했다.

저녁 중계 화면에는 자극적인 장면들이 반복됐다. 그러나 공식 사건철에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의 횟수가 아니라, 어떤 원본을 인정했고 어떤 책임을 확인했는지가 적혔다.

이겸은 빈 답변 칸을 지우지 않았다. 언젠가 새 자료가 나오면 그 답과 대조할 수 있도록 그대로 두었다. 공백은 상상으로 채우지 않았고, 공백을 만들고 방치한 보존 책임만 현재의 증거로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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