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 홈 목록 ☰
[S4-12화]

정식 사건번호가 붙은 문

작성: 2026.09.01 19:51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공개 보고서가 게시된 지 닷새째 되는 오후, 사무실 팩스가 길게 울렸다. 종이 첫 장 상단에는 독립 조사 기구의 문장과 열두 자리 접수 표기가 있었다. 제목은 ‘공공기관 대응 지연 및 외부 접촉 기록 조사 개시 통보’였다.

민가온은 출력물이 끝나기도 전에 수신 로그를 저장했다. 한이겸은 종이를 바로 집지 않았다. 과거의 그는 이름 없는 봉투와 숨겨진 파일에서 진실의 냄새를 먼저 찾았다. 이번 문에는 정식 사건번호와 담당 부서, 이의 제기 기한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윤해진이 개시 사유를 읽었다. 회사 보고 시각과 기관 보류 결정의 중첩, 정책재단 관계자의 반복 접촉, 회의 기록 누락. 이 세 가지는 조사 필요성을 만들었지만 누구의 범죄도 미리 선언하지 않았다.

“범위가 넓습니다.” 다온을 대신해 들어온 외부 변호사가 말했다. “감독기관뿐 아니라 수사기관과 재단까지 포함됩니다. 시간도 첫 신고 전 석 달부터 계좌 보전 뒤 한 달까지네요.”

해진은 범위표에 빨간 선을 그었다. 확정 판결로 닫힌 태성 내부 비자금 설계와 자금 환수는 재판단 금지 영역이었다. 박시우·강승표·박재현의 현재 생활 정보도 별도 동의 없이는 요구할 수 없다고 적었다.

조사 기구 담당자는 화상 회의에서 일부 보호 대상자의 재면담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겸은 즉시 거절하지도 동의하지도 않았다. “과거 협조가 계속되는 동의는 아닙니다. 먼저 질문 목적과 대체 자료가 없는 이유를 서면으로 주십시오.”

담당자는 절차가 늦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진은 대답했다. “늦어짐을 감수한 이유까지 사건 기록에 남기면 됩니다. 사람을 먼저 내보내 시간을 아끼는 방식은 이미 한 번 실패했습니다.”

개시 통보에는 중단 조건도 있었다. 자료가 단순한 일정 중첩만 보여 주고 구체적 영향력 행사와 연결되지 않으면 강제 조사를 확대하지 않는다. 사적 정보가 사건 범위를 넘으면 즉시 격리한다. 이해충돌이 확인된 조사관은 교체한다.

이겸은 그 문단을 두 번 읽었다. 어떤 수사도 끝까지 가야 정의롭다고 믿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끝낼 조건이 없는 조사는 의심을 먹고 자라는 또 다른 권력이 될 수 있었다.

가온은 자료 보존 명령 목록을 확인했다. 회사가 가진 재단 행사비, 기관 발송 문서, 방문자 등록부가 대상이었다. 이미 세 갈래 원본으로 보존된 자료는 새 봉인을 씌우지 않고 기존 해시값과 접근 기록을 인계하도록 돼 있었다.

“기존 제도가 무용했다는 뜻은 아니네요.” 가온이 말했다. “새 사건 폴더로 복사하지 않고 보존 위치만 연결하겠답니다.”

이겸은 고개를 끄덕였다. 원본을 매번 새로 모으는 영웅적 장면보다, 전에 만든 장치가 다음 절차에서도 작동하는 것이 더 중요한 증명이었다. 팀은 보존 경로의 소유자와 열람 승인자를 다시 확인했다.

그날 다온은 참관인 자격으로만 회의에 들어왔다. 감독기관 관련 판단에서는 여전히 회피 중이었다. 그는 발언권이 없는 화면 한쪽에서 인계된 법적 범위가 제대로 반영됐는지만 확인했다.

조사 기구는 회사에 공동 연락 담당자를 한 명 지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겸은 자기 이름을 쓰려다가 멈췄다. 해진과 외부 변호사, 기록관리 책임자가 분야별로 회신하고 어느 한 명도 단독 제출하지 않는 구조를 제안했다.

담당자는 창구가 많으면 혼란스럽다고 했다. 해진은 하나의 접수함을 두되 승인선은 셋으로 나누자고 했다. 수신은 한곳에서, 범위 판단은 법률 담당자, 개인정보 판단은 기록 담당자, 사실 확인은 조사 책임자가 맡는 방식이었다.

첫 요구 자료는 재단 행사 참석표였다. 언론에 이미 공개된 명단과 원본 명단 사이에는 수행 직원 네 명이 달랐다. 가온은 그 차이를 숨은 참석자로 부르지 않고 공개본 작성 기준 차이로 표시했다. 네 사람의 비용과 역할을 확인할 질문만 붙였다.

두 번째 자료는 기관 간 보류 공문이었다. 다온의 옛 상급자가 결재선에 직접 들어 있지는 않았다. 대신 그의 부서가 사전 협의자로 표시돼 있었다. 외부 변호사는 그 사실을 다온에게 확인받지 않고 기관 원본과 직제 규정으로 대조했다.

저녁 여섯 시, 자료 접수함에 첫 수신 도장이 찍혔다. 사건번호, 문서번호, 보존 위치, 제출 목적, 재사용 제한이 한 줄에 묶였다. 이겸은 도장 소리를 들으며 오래전 주차장의 문이 닫히던 소리를 떠올렸다.

그때의 문은 혼자 들어가야 할 것처럼 보였다. 지금의 문 앞에는 네 사람의 역할이 각각 적혀 있었다. 해진은 사실 면담, 가온은 데이터 최소화, 외부 변호사는 법적 범위, 이겸은 회사 측 조사 조정이었다. 다온의 이름 옆에는 회피 범위가 표시됐다.

직원 대표는 마지막으로 고용 영향 통지 절차를 요구했다. 조사 때문에 특정 부서 업무가 멈추면 이틀 안에 대체 인력과 비용 부담 주체를 공개하라는 내용이었다. 조사 기구가 받아들이자 부속 합의서에 추가됐다.

한 기자가 익명의 제보 문건이 도착했다는 소문을 확인해 달라고 전화했다. 이겸은 그런 문건은 없다고 답했다. “이 조사는 공개 보고서와 보존된 원본으로 시작됐습니다. 출처 없는 자료가 생기면 별도 검증 전까지 근거로 쓰지 않습니다.”

조사 기구는 첫 주 업무 계획도 함께 보냈다. 보존 상태 확인, 기관별 연표 대조, 접촉 대상 면담 순서였다. 누군가를 압수수색하거나 공개 소환하는 장면은 없었다. 서류의 이동과 질문의 범위를 확인하는 느린 작업부터 시작됐다.

직원 대표는 계획표에서 야간 자료 복사 일정을 발견했다. 기록관리 직원의 연속 근무가 상한을 넘을 수 있었다. 해진은 조사 기구와 협의해 교대조를 늘리고, 야간 작업은 원본 훼손 위험이 큰 자료에 한정했다.

가온은 접수함 장애에 대비한 수기 절차를 시험했다. 전자 시스템이 멈추면 두 사람이 종이 접수대장에 동시에 서명하고 복구 뒤 대조하도록 했다. 제도가 기술 하나에 매달리지 않게 하는 훈련이었다.

연습 중 일부러 문서번호 하나를 틀리게 넣자 해진이 즉시 차이를 발견했다. 이겸은 잘했다는 칭찬보다 어떤 통제가 잡아냈는지 물었다. 개인의 눈썰미가 아니라 교차 확인 칸이 오류를 드러냈다는 답이 나왔다.

다온은 참관석에서 그 과정을 지켜봤다. 그는 자기 법률 판단 없이도 팀이 범위를 지킬 수 있는 모습을 보고 씁쓸하게 웃었다. 필요한 사람이 빠져도 절차가 무너지지 않는 것이 인계의 성공이었다.

개시 전날 밤, 조사 기구는 조사관 명단과 이해충돌 확인서를 공개했다. 그중 한 명이 과거 재단 연구비 심사에 참여한 사실을 스스로 신고해 예비 검토에서 빠졌다. 회사에 요구한 기준이 조사 기구에도 똑같이 적용됐다.

전화를 끊자 방 안이 조용해졌다. 가온은 새로운 사건철 표지를 인쇄했다. 검은색 표지에는 자극적인 별칭 대신 정식 사건번호와 법적 범위, 종료 예정 검토일이 적혔다.

해진은 표지 안쪽에 이견 기록을 붙였다. 이겸의 영향력 행사 조사 필요 의견과 자신의 단정 유보 의견이 나란히 놓였다. 어느 쪽이 출발 전에 지워지지 않도록 했다.

“문을 열까요?” 해진이 물었다.

이겸은 네 개의 승인 칸을 확인했다. “우리가 열 수 있는 만큼만.”

가온이 전자 접수함을 활성화하자 첫 자료 요청의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회피 중인 다온은 한 걸음 뒤에서 수신 화면만 보았다. 누구도 비밀 암호를 풀지 않았고, 어둠 속 인물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복도 끝의 조사실 문에는 새 번호표가 붙었다. 그 아래에는 조사 범위와 중단 조건이 작은 글씨로 함께 인쇄돼 있었다. 한이겸은 그 두 줄을 모두 읽은 뒤 문턱을 넘었다. 살아남은 장부는 이제 회사 밖의 현재 행위를 물을 준비를 마쳤다.

☰ 전체 회차 목록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