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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4화]

죽지 않는 선택

작성: 2026.08.15 01:19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그날 밤 아홉 시 십일 분, 한이겸의 휴대전화에 짧은 문자가 왔다. ‘최종 배분표 원본은 아직 내게 있다. 지하 삼 층, 혼자.’ 발신 번호는 장승민이 여러 해 사용한 업무용 번호였다. 이겸은 화면을 보는 순간 죽던 밤의 주차장 냄새를 떠올렸다.

원래 생에서도 마지막 연락은 빠진 장부 한 장을 주겠다는 말이었다. 그는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내려갔다. 기둥 뒤에서 장승민의 구두를 봤고, 차가 바닥을 긁는 소리를 들었다. 그 뒤 기억은 피와 종이 모서리로 끊겼다.

이겸의 엄지가 답장 창 위에 멈췄다. 혼자 나가면 장승민이 무엇을 들고 있는지 먼저 확인할 수 있었다. 미래 기억이 맞다면 배분표 마지막 장과 원래 죽음의 방식까지 한꺼번에 잡을 수 있었다. 바로 그 생각이 자신을 한 번 죽였다는 것도 알았다.

그는 윤해진의 자리로 걸어갔다. 휴대전화를 화면이 보이게 내려놓고 말했다. “같이 결정해 주세요.”

해진은 문자를 읽고 곧바로 잠금 화면을 누르지 않았다. 원본 메시지 보존 절차에 따라 기기를 민가온에게 넘기고, 통신 기록 보존 요청을 걸었다. 서다온은 사건을 맡은 수사관에게 연락해 유인 메시지와 장승민의 접근 권한 정지 사실을 설명했다.

“가지 말아요.” 해진이 말했다. “배분표는 이미 은행 원본으로 닫혔어요. 저 문장은 자료 제안이 아니라 고립 요구예요.”

이겸은 고개를 끄덕이려다 멈췄다. “그날도 같은 요구를 받았습니다. 혼자 내려갔고, 장승민이 보낸 차에 치였습니다. 장부는 사라졌어요.”

그가 원래 생의 마지막 장면을 끝까지 말한 것은 처음이었다. 해진은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믿을 수 없는 이야기와 지금 도착한 위협을 섞지도 않았다. 현재의 메시지는 현재의 증거로 보존했고, 이겸의 기억은 안전 계획에서 위험 신호로만 사용했다.

수사관은 이겸이 내려가지 않는 방안을 먼저 검토했다. 장승민에게는 감사 방해, 증거 삭제, 협박 혐의에 관한 긴급 조치가 이미 준비되고 있었다. 다만 그가 회사 지하에 들어와 있다면 직원 안전을 위해 위치를 확인해야 했다. 건물 보안팀이 출입문을 봉쇄하고 차량 번호를 조회했다.

장승민의 세단은 지하 삼 층 기둥 뒤에 있었다. 엔진은 켜져 있었고 차 안에는 그 혼자였다. 조수석에는 서류 가방이 놓였다. 배분표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이겸이 가까이 갈 이유도 없었다.

해진은 통제실 화면 앞에서 말했다. “부장님은 여기 계세요. 저도 여기 있을 겁니다.”

통제실에 들어오기 전 이겸은 빈 서류 가방을 들고 내려가자는 제안을 스스로 꺼냈다가 거둬들였다. 장승민의 반응을 얻기 위해 몸을 노출하는 순간, 박시우에게 했던 일을 자신에게 반복하는 셈이었다. 수사관도 이미 확보된 혐의만으로 위치 확인과 안전 조치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진은 주차장 도면 위에 빨간 선을 그었다. 직원 대피로, 차량 우회로, 수사관 진입로가 서로 겹치지 않게 했다. 가온은 통제 시스템 로그가 현장 조작으로 지워지지 않도록 외부 보관함에 실시간 복제했다. 다온은 회사 보안팀의 물리력 사용 범위를 확인해 불필요한 충돌을 막았다.

“무섭습니까?” 이겸이 해진에게 물었다.

“무섭죠.” 해진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래서 혼자 용감해지지 않으려는 겁니다. 부장님도 무서우면 말해요. 그 정보도 계획에 필요해요.”

이겸은 자동차 엔진음이 들릴 때 손이 떨릴 수 있다고 인정했다. 해진은 그를 차량 화면 담당에서 빼고 대피 방송과 전체 동선 확인을 맡겼다. 약점을 숨겨 같은 자리에 세우는 대신, 할 수 있는 역할로 바꿨다. 이겸은 그 배치를 모욕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승민에게는 수사관이 전화를 걸어 엔진을 끄고 차에서 나오라고 고지했다. 그는 전화를 끊고 세단을 출구 쪽으로 움직였다. 보안 차단기가 내려오자 차는 멈추지 않고 우회로로 틀었다. 빈 주차면의 고무 표지 두 개가 바퀴 아래로 튀었다.

이겸의 다리가 반사적으로 문을 향했다. 해진이 그의 앞을 막지 않았다. 대신 통제실 마이크를 건넸다. “직접 뛰어들지 말고, 여기서 사람들을 움직여요.”

이겸은 지하 근무자 전원에게 계단실로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수사관은 위층 진입조를 멈추고 차량 동선을 비웠다. 보안팀은 사람이 없는 화물 출구의 이중 차단기를 순서대로 내렸다. 세단은 첫 차단기 앞에서 급히 방향을 바꾸다가 벽면 완충대에 앞범퍼가 닿고 멈췄다.

장승민은 서류 가방을 들고 차에서 내려 비상계단으로 뛰었다. 그러나 계단 위쪽에는 출동한 수사관이 있었고 아래쪽 방화문은 통제실에서 열리지 않게 전환돼 있었다. 그는 중간 층계에서 붙잡혔다. 가방은 입회 아래 봉인됐다.

차량이 멈춘 뒤에도 이겸은 한동안 마이크를 놓지 못했다. 손끝의 떨림은 기억 속 충돌음보다 늦게 왔다. 해진은 괜찮냐고 반복해서 묻지 않고 대피 인원 숫자를 함께 셌다. 야간 보안원과 청소 직원, 유지보수 기사까지 모두 안전 구역에 있다는 확인이 끝난 뒤에야 이겸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수사관은 세단의 운행 기록과 장승민 휴대전화도 현장에서 보존했다. 휴대전화에는 이겸이 혼자 내려오는지 감시하려고 보안 카메라 위치를 요청한 메시지가 남아 있었다. 현재의 고립 계획은 추정이 아니라 현행 기록으로 확인됐다. 원래 생의 살인은 사라진 시간에 있었지만, 같은 사람이 같은 약점을 노렸다는 결론에는 더는 다른 배후가 필요하지 않았다.

가방 안에는 새로운 비밀 장부가 없었다. 감사위원회에서 이미 본 배분표 사본과 현금, 다른 이름의 출입증이 들어 있었다. ‘최종 원본’이라는 말은 이겸을 혼자 끌어내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새 단서가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마지막 빈칸을 닫았다.

수사관이 장승민에게 증거 훼손과 협박, 차량 도주 과정의 위험 행위에 대한 고지를 읽었다. 장승민은 통제실 유리 너머 이겸을 보고 소리쳤다. “장부를 혼자 들고 올 사람인 줄 알았는데, 겁이 많아졌군.”

이겸은 그 말을 들으며 원래 생의 마지막 선택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알았다. 장승민은 그의 용기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 고립 습관을 이용했다. 장부를 혼자 지켜야 한다는 오만이 살인자의 길을 열어 줬다.

“아니요.” 이겸은 마이크를 끈 뒤 해진에게 말했다. “사람을 믿게 됐습니다.”

장승민이 이송된 뒤 서류 가방과 차량 기록은 현장에서 봉인됐다. 이겸은 어느 것에도 손대지 않았다. 해진은 메시지 원본과 통제실 영상의 보존 번호를 확인했다. 다온은 수사관의 압수 목록에 빠진 항목이 없는지 대조했다.

새벽 한 시가 넘어 건물 밖으로 나오자 비가 가늘게 내렸다. 이겸은 해진에게 자기 수첩을 건넸다. 회귀 기억과 추정, 틀린 날짜까지 모두 적힌 수첩이었다. 숨길 것이 없다는 증표로 맡기려는 행동이었다.

해진은 수첩을 받았다가 다시 돌려줬다. “제가 부장님 기억을 보관하는 사람이 될 필요는 없어요. 대신 앞으로 기억에서 꺼낸 단서는 같은 날 팀 기록에 남겨요. 나중에 고르는 공유는 안 됩니다.”

“그 조건을 지키겠습니다.”

“그리고 위험한 선택에는 제 거부권도 있어요.”

이겸은 이번에는 바로 대답했다. “있습니다.”

둘은 우산 하나를 나눠 쓰지 않았다. 각자 경비실에 있던 우산을 펴고 같은 속도로 걸었다. 기대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선택을 확인하며 나란히 가는 거리였다. 뒤편 주차장에는 봉인선과 사건 번호가 남았고, 이겸은 살아서 그 문을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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