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표결을 사흘 앞둔 아침, 동화4 주민 협동조직 계좌 담당에게 보조금 제안서가 도착했다. 금액은 일 년 운영비의 절반에 가까웠다.
명목은 생활권 기록교육 시범사업이었다. 동화4가 다른 지역 담당자를 교육하고 구청·재단 공동 인증을 발급하는 내용이었다.
제안서 뒤쪽에는 우선사업권 조항이 있었다. 향후 세 지구의 기록·조정 용역을 동화4 조직과 먼저 협상한다는 문장이었다.
미라는 돈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지 않았다. 축소 뒤에도 기록 훈련자 임금과 작은 기록실 임대료가 빠듯했다.
강유나는 유급 훈련계약이 몇 달 뒤 끝난다고 했다. 제안이 안정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회신기한은 최종심의 다음 날이었고 공개 전 협의를 요청했다. 재단은 경쟁기관에 조건이 알려지면 사업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라는 수신 사실을 그날 지역 장부에 올렸다. 금액 세부는 검토 중 표시를 하고 우선사업권과 기한은 공개했다.
재단 담당자는 비밀유지 위반이라며 항의했다. 아직 서명한 약정이 없었고 주민 조직의 공개 규칙은 기존 계약서에 적혀 있었다.
동화4 회의에서는 제안을 받을지부터 표결하지 않았다. 연합 심의와 이해충돌, 노동조건과 자료 소유를 네 갈래로 검토했다.
최세령은 연합 조정자로 동화4 지역 결정에 표를 행사하지 않았다. 대신 다른 지역에 영향을 미칠 항목을 목록으로 전달했다.
첫 영향은 심의의 공정성이었다. 동화4가 승인 전 지원을 받으면 계획 추천과 용역선정이 거래처럼 보일 수 있었다.
둘째는 원본 자료였다. 제안서에는 교육 품질 검증을 위해 지역 사례 원문을 재단이 보관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동화4는 자기 자료만 제공할 수 있었다. 다른 지역 명부와 실패 기록을 교육자료로 쓸 권한은 없었다.
셋째는 우선사업권이었다. 연합은 지역별 계약과 공개모집을 원칙으로 했고 한 조직이 여러 지역 조정을 선점하지 않기로 했다.
넷째는 노동이었다. 보조금이 끝난 뒤 훈련자를 무급 멘토로 전환할 가능성이 계약 초안에 열려 있었다.
강유나는 안정된 일자리가 일 년 뒤 무료 책임으로 바뀌지 않게 종료 뒤 인수와 재계약 기준을 요구했다.
이나경은 보조금 수입과 추가 업무비를 계산했다. 외부 지역 출장·통역·감사까지 넣으면 제시 금액이 충분하지 않았다.
박도경은 구청 공동사업이지만 심의부서와 지원부서는 다르다고 했다. 주민들은 부서가 다르다는 말만으로 이해충돌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구청은 제안 준비일과 승인선을 공개했다. 심의표결에 참여하지 않는 부서가 두 달 전 공모를 기획했지만 동화4만 협상대상으로 골랐다.
선정 이유는 이미 기록실과 훈련자가 있다는 것이었다. 다른 지역에 참여 가능성을 묻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백운1 배지연은 자기 지역 기록자도 교육을 맡을 수 있다고 했다. 화양2 윤재성은 안전 기록 경험이 동화4보다 적지 않다고 말했다.
동화4 주민들은 제안을 숨겨 두었다면 조건을 독점할 수 있었다. 대신 연합 회의에 전체 공개하고 지역별 참여 의사를 받았다.
재단은 사업 효율이 떨어진다며 반대했다. 일곱 계약과 감사체계는 행정비가 커진다는 이유였다.
미라는 하나의 계약을 하더라도 교육 내용과 일자리를 공개모집으로 나눌 수 있다고 수정안을 냈다. 동화4는 공간 제공자 가운데 하나가 됐다.
수정안은 원본 자료를 각 지역에 남겼다. 교육에는 동의받은 가상 사례와 공개본만 쓰고 개인정보 제한본은 반출하지 않았다.
인증 권한도 재단 한 곳에 두지 않았다. 수료시간과 실제 작업을 기록하되 자격 없음을 이유로 기존 지역 기록자를 배제하지 않게 했다.
유급 계약은 준비, 수업, 사전 읽기, 통역과 인수까지 포함했다. 종료 뒤 무료 상담 의무 문장은 삭제했다.
우선사업권은 공개모집 참가권으로 바뀌었다. 동화4가 경험을 제출할 수 있지만 다른 지역·조직보다 먼저 협상하지 않았다.
재단은 금액을 줄이겠다고 했다. 독점 조건이 없어 홍보 가치가 낮아졌다는 설명이었다.
나경은 줄어든 돈으로 가능한 횟수와 인원을 다시 계산했다. 프로그램 규모를 줄이되 임금을 깎지 않는 안을 냈다.
강유나는 자기 계약이 연장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 그는 일자리를 지키고 싶지만 다른 지역의 기회를 닫아 얻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 발언을 희생의 미담으로 쓰지 않았다. 공개모집에서 유나가 가진 기록 경험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지원할 시간을 유급으로 보장했다.
장하늘은 제안서를 기사화하기 전 재단 반론을 받았다. 재단은 불법 비밀협상이 아니라 시범사업 사전검토였다고 답했다.
기사에는 `매수`라는 단어가 없었다. 금액, 기한, 비공개 요청, 원본 보관과 우선사업권을 문장 그대로 요약했다.
김원태 측은 주민들이 좋은 지원을 정치화한다고 비판했다. 동화4는 수정안을 공개하고 원안 수락 여부를 지역 표결에 부쳤다.
원안 찬성은 열셋, 수정안 협상은 마흔여덟, 전면 거절은 아홉이었다. 이해충돌 당사자인 미라와 유나는 표결 진행에서 빠졌다.
표결은 지원 자체를 거부하지 않았다. 공개 조건과 분산 참여, 유급 노동이 지켜질 때만 계약한다는 위임이었다.
최종심의 사무국에도 제안과 처리상태를 알렸다. 위원들은 동화4가 향후 운영주체로 평가될 때 해당 이해관계를 볼 수 있었다.
한 위원은 보조금이 계획 실행 가능성을 높인다고 했다. 다른 위원은 특정 지역에 권한이 몰릴 위험을 지적했다.
연합은 어느 해석을 요구하지 않았다. 계약 전 상태와 수정 조건, 지역 표결을 심의자료 부록에 넣었다.
재단은 하루 뒤 공개형 수정협상을 받아들였다. 금액은 원안의 육십 퍼센트, 교육은 두 지역씩 순환하고 외부 감사자가 붙었다.
수정협상 회의는 동화4 기록실이 아니라 구청 공개회의실에서 열렸다. 신청 가능한 지역과 노동자에게 온라인 발언창구도 열었다.
백운1 기록자는 공간이 없어 참여 준비가 어렵다고 말했다. 대관비와 이동비를 교육사업 공통비에 넣어 기존 시설 보유가 선정 우위가 되지 않게 했다.
화양2는 안전 기록 과정을 별도 모듈로 제안했다. 동화4 방식에 끼워 맞추지 않고 현장 중지·재개 경험을 자기 강사 계약으로 냈다.
재단은 강사가 많아지면 인증 품질이 흔들린다고 했다. 지역별 내용은 달라도 수료시간, 수정이력과 개인정보 기준을 공통 검수하는 안으로 조정했다.
송정시장도 정보 협력 범위에서 교육 참가를 문의했다. 연합 의결회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제하지 않고 공개모집의 같은 조건을 적용했다.
공동 감사자는 계약서에 심의 결과와 무관하다는 문장을 추가했다. 최종 표결이 어떻게 나오든 지원 철회나 추가 지급을 대가로 쓰지 못하게 했다.
첫 운영지역도 동화4로 확정하지 않았다. 준비도와 필요도를 공개평가하고 동점이면 추첨하기로 했다.
동화4 기록실은 자기 공간 사용료를 무상 기부하지 않았다. 다른 장소와 같은 기준으로 대관비를 공개 견적에 냈다.
강유나는 공개모집 지원서를 썼다. 자동 채용을 요구하지 않고 기존 훈련시간과 실제 수정 기록을 경력으로 제출했다.
최종표결 전날 계약은 아직 서명되지 않았다. 지원금도 계좌에 들어오지 않아 확정 재원표에는 넣지 않았다.
단독 제안은 숨은 범인이나 즉시 부패가 되지 않았다. 필요한 돈과 권한이 한 봉투에 묶여 왔을 때 무엇을 풀어 공개할지 묻는 시험이었다.
동화4는 지원을 영웅처럼 거절하지도 독점하지도 않았다. 전체 공개 뒤 보조금은 작은 교육사업으로 줄고, 우선권은 여러 골목이 경쟁할 수 있는 문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