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광장에 의자를 놓기 시작한 것은 오전 여섯 시였다. 행정이 준비한 무대는 정면 한쪽에만 마이크가 있었다.
김해진은 발표자와 질문자가 마주 보게 의자를 반원으로 바꿨다. 통로는 휠체어 두 대가 지나갈 너비로 남겼다.
구청 광장 생활권 회의는 일곱 지역 대안계획을 심의 전에 공개하는 자리였다. 참석 등록에는 소속을 말하지 않고도 질문할 칸이 있었다.
무대 뒤에는 한 장짜리 결론 대신 긴 쟁점표가 걸렸다. 안전, 점유, 이주, 유급 노동, 지역 선택과 공공 비용 여섯 줄이었다.
동화4는 공사를 마친 뒤 생긴 미수채권과 축소 경험을 가져왔다. 완공 사례가 다른 지역의 정답이라는 소개는 하지 않았다.
화양2는 정호진 사망 뒤 경고·중지·재개선을 설명했다. 유족이 공개를 허락하지 않은 장면과 연락 내용은 뺐다.
청림3은 점유 조사 중이며 오선우가 개인 자문 계약 때문에 해당 지역 결정에서 회피한다고 먼저 밝혔다.
선우는 조사표 자료 출처를 설명할 때만 마이크를 잡았다. 계약서, 전기 사용, 납품, 대면 확인이 각각 무엇을 입증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말했다.
한 주민이 선우에게 어느 개발안이 옳으냐고 물었다. 그는 자료가 보여 주는 누락과 비용은 말할 수 있지만 지역 선택을 대신할 수 없다고 답했다.
질문자는 유명한 전문가를 불러 놓고 답을 피한다고 항의했다. 강유나는 선우의 계약 위임 범위를 화면에 띄워 회피가 책임 회피인지 권한 경계인지 구별하게 했다.
백운1 남기철과 배지연은 소유자 지도와 세입자 지도를 따로 들고 나왔다. 같은 필지 위에서 합의된 선과 남은 선을 색으로 겹쳤다.
소유자 좌석에서는 공공 상가가 늘면 수선비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세입자 좌석에서는 수선비를 이유로 귀환 권리가 사라질까 걱정했다.
이나경은 보수기금과 임대 상한을 같은 현금흐름표에 놓았다. 어느 숫자도 확정 예산처럼 읽히지 않게 의회 심의 전이라는 표시를 붙였다.
송정시장 대표는 간판과 배송 통로 지원 수정안을 소개했다. 노점대표는 부속합의에 이동 위치와 통지 창구가 들어갔지만 최종 서명 전이라고 덧붙였다.
매화6 다온은 광장에 나오지 않았다. 지역 담당자가 접근 가능한 주거 수와 임시 비용만 발표했고 개인 사정은 묻지 말아 달라고 알렸다.
산수역뒤 최명숙은 이십일 유예가 해결이 아니라고 했다. 대피 창고와 법률 이의가 남았으며 집행 시각이 바뀌면 통지를 다시 받아야 했다.
박도경은 구청이 왜 하나의 계획을 필요로 하는지 설명했다. 도로·기반시설 예산은 지역마다 따로 계산할 수 없고 일정 충돌도 조정해야 했다.
주민들은 공통 시설 조정을 거부하지 않았다. 다만 공동 도로 비용을 이유로 각 지역 임대·이주 조건까지 한 표로 묶지 말라고 했다.
정유림 의원은 의회가 지원금을 승인하려면 측정 가능한 성과가 필요하다고 했다. 마틴은 철거 면적뿐 아니라 영업 공백, 임금 지급, 대피 완료와 귀환 지속을 지표로 넣자고 했다.
김원태 측 발표자는 절차 비용과 지연을 강조했다. 공동 구매 실패와 회의비를 주민 운영의 한계로 제시했다.
이나경은 그 손실을 숨기지 않고 화면에 올렸다. 동시에 잘못된 규격을 바로잡아 줄인 재운송 예상비와 유급 검수 시간을 함께 보였다.
사업자 대표는 민간 제안의 영업 비밀이 광장에서 과도하게 공개됐다고 말했다. 해진은 개인 단가를 가린 대신 총액·기한·포기 권리는 심의 영향 때문에 남겼다고 답했다.
광장 뒤편의 야간 노동자는 낮 회의 자체가 대표성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회의는 녹화본을 올리고 그날 밤 열 시까지 별도 유급 질문창구를 열었다.
통역자는 발표 속도가 약속보다 빨라 내용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손을 들었다. 해진은 발표 시간을 줄이지 않고 순서를 늦춰 통역 간격을 확보했다.
첫 휴식 뒤 어린이 돌봄 공간에서 질문지 열세 장이 왔다. 부모들은 임시 주거가 학교와 얼마나 떨어지는지, 공사 먼지 대피 기준이 무엇인지 물었다.
행정 도면에는 학교 통학거리가 없었다. 매화6과 백운1이 지역 지도를 합쳐 다음 보완자료에 넣기로 했다.
상가 노동자는 점포 주인이 귀환해도 고용이 이어지는지 물었다. 연합은 임차권과 노동계약을 같은 권리로 처리할 수 없지만 고용·임금 지표를 별도 공개하겠다고 했다.
화양2 작업자는 재개 승인 뒤에도 위험을 신고하면 해고될까 걱정했다. 윤재성이 경고 접수와 인사조치를 분리한 현장 조항을 읽었다.
광장 한쪽에서는 대안계획 반대 손팻말도 들렸다. 연합 진행자는 그들을 밖으로 밀지 않고 발표 시간과 같은 질문 규칙을 적용했다.
반대 주민은 공공 비용이 특정 세입자만 돕는다고 주장했다. 배지연은 세입자 이익만 말하지 않고 소방 통로, 공실 감소와 장기 수선이 지역 전체에 미치는 효과를 자료로 답했다.
남기철은 작은 소유자의 담보 부담을 공개했다. 대형 소유 법인과 같은 평균으로 묶였던 수치를 나눠 보니 지원 대상 설계가 달라졌다.
하늘은 광장 사진에서 가장 큰 박수 장면만 고르지 않았다. 서로 다른 색 지도를 들고 계산을 확인하는 장면을 첫 화면에 썼다.
오후 세 시, 갑자기 비가 내렸다. 자료판을 옮기는 동안 산수역뒤 주민들이 공동 구매한 방수상자를 처음 실제로 사용했다.
개조된 상자는 경사로를 지나 천막 아래로 움직였다. 이전 실패를 성공 서사로 덮지 않고 검수표에 바퀴 한 개의 걸림을 새로 기록했다.
회의는 실내로 옮기지 않고 천막 아래 계속됐다. 다만 전기선 위험 때문에 마이크를 끄고 작은 원 여섯 개로 나눴다.
각 원에는 행정·주민·상인·노동자·기록자가 한 명씩 들어갔다. 같은 질문에 다른 답이 나오면 쟁점표에 모두 붙였다.
공공 임대 상가 비율은 지역마다 달랐다. 백운1은 수를 늘리는 안을, 송정시장은 통로와 노점 위치를, 매화6은 주거와 상가의 동시 귀환을 우선했다.
안전 기준도 현장은 달랐지만 경고 접수시각과 중지 승인자는 공통으로 남길 수 있었다. 이것이 쟁점표에서 가장 넓은 합의였다.
박도경은 마지막에 오늘 결론을 묻지 않았다. 행정이 보완해야 할 자료 여덟 개와 지역이 재확인할 위임 네 개를 읽었다.
선우는 회의 종료 발언을 하지 않았다. 청림3 자료 출처 질문 세 건에 서면 답하고 자기 계약 관련 의결 전에 자리를 떠났다.
강유나는 질문지 수와 답변 상태를 공개했다. 접수 백서른두 건, 현장 답변 여든여섯 건, 보완 마흔여섯 건이었다.
미답을 실패로 숨기지 않았다. 담당과 기한을 붙이고 답이 오면 원래 질문 아래 수정 이력을 남기기로 했다.
구청은 광장 회의를 홍보 행사로 분류하려 했다. 정유림은 심의 전 공식 의견수렴으로 기록해 답변 의무가 생기게 하자고 요구했다.
행정은 회의록과 보완표를 접수했다. 박수 횟수나 좌석 수가 찬반 표로 환산되지 않는다는 문장도 포함됐다.
밤 질문창구에는 낮에 못 온 스물세 명이 들어왔다. 통역과 기록 노동은 예정된 예산으로 지급됐고 무료 연장은 없었다.
낮 회의 기록자와 밤 담당자는 교대했다. 같은 사람이 새벽까지 버티지 않게 인수표에 미답 번호와 개인정보 열람 여부를 적어 넘겼다.
광장 천막 철거비와 빗물로 손상된 출력물 재제작비도 공개됐다. 예상 밖 지출은 다음 회의의 자원봉사 몫이 아니라 행정 의견수렴 예산에 추가됐다.
자정 전 마지막 질문은 어느 지역이 이겼느냐는 것이었다. 유나는 승패 칸이 없는 쟁점표 링크와 각 지역 결정 일정을 보냈다.
구청 광장의 생활권 회의는 하나의 목소리를 만들지 못했다. 대신 누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아직 모르는지, 다음 답을 누가 해야 하는지를 공개 기록으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