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봉투 가운데 마지막 회신은 산수역뒤 생활권에서 왔다. 우편함에 들어온 것은 참석 동의서가 아니라 질문 열두 개였다.
동화4 기록실은 연합 첫 회의 장소로 정해지지 않았다. 어느 한 골목이 주인처럼 보이지 않게 구청 광장 옆 공공 회의실을 유급 대관했다.
초대받은 일곱 골목은 동화4, 화양2, 청림3, 백운1, 송정시장, 매화6, 산수역뒤였다. 이름은 가까웠지만 처지는 모두 달랐다.
동화4는 공사를 마치고 작은 주민 협동조직을 운영 중이었다. 화양2는 사망사고 뒤 제한 작업과 대피·귀환을 함께 관리하고 있었다.
청림3은 실제 점유 조사 시작 단계였다. 선우의 개인 자문 계약이 있어 연합 의결에서는 그가 회피해야 했다.
백운1은 소유자들이 공동 정비안을 만들었지만 세입자 임대 조건은 아직 비어 있었다. 송정시장은 시장 전체 보수와 민간 개발안이 경쟁했다.
매화6은 공공 임대 주택 비율을 두고 행정과 협상 중이었다. 산수역뒤는 강제집행 예고가 가장 가까웠고 명부 누락 신고가 계속됐다.
첫 회의 탁자에는 동화4 정산표를 올리지 않았다. 개별 보상액이 다른 지역 최저선이나 최고선으로 복사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대신 동화4는 무엇을 잘못 예측했는지 가져왔다. 늦은 점유자 복구, 무료 노동 유혹, 미수채권과 확장 속도였다.
화양2는 경고와 승인선, 정호진 유족이 허용한 공개 범위를 가져왔다. 사고 사진과 가족 통화는 없었다.
청림3 대표는 왜 실패 목록부터 보느냐고 물었다. 연합을 시작하려면 사람을 모을 희망도 필요하다고 했다.
미라는 희망을 금지하지 않지만 다른 골목이 동화4처럼 되기 위해 자기 금액과 결정을 포기하게 만들 수는 없다고 답했다.
회의 진행자는 동화4 사람이 아니었다. 구립도서관 회의 조정자 김해진이 두 달 유급 계약으로 첫 순환 진행을 맡았다.
해진은 각 지역에 세 칸을 줬다. 포기할 수 없는 것, 공유할 수 있는 것, 다른 지역이 대신 결정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백운1 소유자 대표는 토지 지분과 보수 선택권을 첫 칸에 썼다. 세입자 대표는 영업 지속과 임대료 상한을 같은 칸에 썼다.
두 요구가 충돌했지만 어느 쪽도 탐욕이나 무지로 표시하지 않았다. 다음 회의에서 서로 다른 지도를 겹치기로 했다.
송정시장은 전통시장 간판과 공동 배송 통로를 지키고 싶다고 했다. 대신 건물 구조 보강 방식은 민간 제안을 비교할 수 있다고 썼다.
매화6은 공공 임대 비율을 공동 의제로 내고 개인 가족구성은 지역 밖에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산수역뒤는 집행 예고일과 대피 창구를 공통으로 공유하되 소유권 분쟁 자료는 자기 법률팀에 남기겠다고 했다.
청림3은 야간 작업자와 단기 임차인 확인 필드를 공유하겠다고 했다. 선우는 그 발표에 자료 설명만 하고 가입 찬반 때 방을 나갔다.
마틴은 생활권 의견에 투표권 없는 주민 통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각 골목이 방법을 정하되 의견이 법적 선거 표와 섞이지 않는 최소 규칙을 제안했다.
선거 때 야간 버스를 물었던 제빵 견습생 강유나는 이제 스무 살이었다. 그는 동화4 유급 기록 훈련자로 회의 수령표를 맡았다.
유나는 참석자 이름보다 지역 위임 범위를 먼저 확인했다. 대표가 모든 의제를 대신 말할 수 있는지 지역 회의록에 적혀 있어야 했다.
일곱 지역 가운데 두 곳은 대표 위임서가 없었다. 회의는 그들을 내보내지 않고 발언은 받되 의결은 다음 지역 확인 뒤로 미뤘다.
첫 공통 최소 규칙은 안전 경고였다. 접수 시각, 임시 중지, 해제 책임자와 작업자 통지를 같은 필드로 남기기로 했다.
둘째는 점유 확인이었다. 주소만 보지 않고 실제 사용 시간, 업종, 통지 경로와 비공개 선택을 기록했다.
셋째는 이주였다. 임시 대피와 최종 이전을 구분하고 선지급을 철거 동의로 바꾸지 않는 문장을 쓰기로 했다.
넷째는 유급 노동이었다. 기록, 통역, 대피 확인과 공동 조정에 시간과 지급 주체를 먼저 정했다.
다섯째는 지역 거부권이었다. 공통 행동이 자기 지역 합의와 충돌하면 불참 사유를 공개하고 빠질 수 있었다.
김해진은 다섯 규칙을 표결하려다 멈췄다. 위임서가 없는 두 지역이 자기 회의로 돌아갈 시간을 먼저 줬다.
연합 준비비도 공개됐다. 동화4가 가진 돈을 일곱 지역에 나누지 않고 각자 예산으로 자기 기록 노동을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공동 회의실, 통역과 외부 감사만 분담했다. 재정이 부족한 지역에는 공공 감면을 신청하고 다른 주민의 무료 야근으로 메우지 않았다.
백운1은 소유자 모임 자금이 있었지만 세입자 기록비를 그 돈에서 내면 발언 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별도 공공 지원을 찾기로 했다.
산수역뒤는 집행이 급해 예산 신청을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 긴급 법률·대피 기금은 구청이 선지급하고 후속 분담을 심의하는 안이 나왔다.
박도경 구청장은 행정이 한 계약으로 동화4 조합에 맡기는 편이 빠르다고 말했다. 미라는 한 조직이 돈과 명부를 모두 쥐는 방식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정유림 의원은 지역별 소액 계약과 공동 감사 계약을 나누는 예산안을 검토했다. 아직 통과되지 않은 돈은 각자 예산표에 넣지 않았다.
김원태 측은 일곱 절차가 개발을 늦춘다고 비판했다. 해진은 반대 의견도 회의록에 넣고 시간·비용 비교 자료를 요청했다.
첫 회의는 결론 없이 세 시간에 끝났다. 계약된 시간이 끝나자 해진은 무료 연장을 하지 않고 미완 질문을 다음 날짜로 넘겼다.
각 지역은 돌아가 일곱 봉투에 자기 위임 범위와 예산, 최소 규칙 수정안을 넣기로 했다. 동화4 서명란에 따라 쓰라는 요구는 없었다.
유나는 회의 뒤 수령표에서 이름 한 글자 오기를 발견했다. 공개본을 고치되 원래 서명은 보존하고 지역 담당에게 확인받았다.
마틴은 일곱 골목이 모였다는 사진을 찍자는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 얼굴 공개를 동의한 사람만 뒤에 서고 지역 이름표는 앞에 놓았다.
하늘은 기사 제목을 `동화4 모델 확산`이라고 쓰지 않았다. `일곱 골목, 서로 베끼지 않을 다섯 질문`이라고 적었다.
기사를 본 다른 지역에서 여덟 번째 참여 문의가 왔다. 연합은 규모를 바로 늘리지 않고 첫 규약이 작동한 뒤 접수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회의가 끝난 뒤 산수역뒤 대표 최명숙은 유나를 붙잡았다. 자기 지역에는 문서를 읽을 시간이 없는 야간 노동자가 많다며 초대장 설명을 새벽에도 열 수 있느냐고 물었다.
유나는 시간을 약속하기 전에 지급 주체를 확인했다. 산수역뒤 각자 예산으로 야간 기록자 둘을 고용하고, 공통 통역비는 연합 준비비에서 부담하는 안을 적었다.
최명숙은 돈이 부족하면 동화4 사람이 잠깐 도와주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미라는 잠깐의 도움도 반복되면 한 골목의 보이지 않는 의무가 된다며 유급 교대표를 먼저 만들자고 했다.
다음 날 화양2는 자기 위임서를 고쳐 보냈다. 사고 현장의 재개 여부는 지역 안전회의만 결정하고, 공동체에는 경고 전달과 대피 기록만 맡긴다는 경계가 선명했다.
백운1에서는 소유자 회의와 세입자 회의가 서로 다른 대표를 보냈다. 연합은 한 지역 한 표를 곧바로 적용하지 않고 두 대표가 함께 행사할 위임 절차부터 정하도록 돌려보냈다.
김해진은 일곱 봉투의 수정 이력을 벽에 붙였다. 합의된 칸은 초록색, 지역 확인이 필요한 칸은 노란색, 대신 결정할 수 없는 칸은 흰색으로 남겼다.
흰 칸이 가장 많았지만 회의 실패로 세지 않았다. 그 빈칸은 누가 아직 말하지 않았는지, 다음 비용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 알려 주는 첫 작업표였다.
초대장 첫 장에는 성공 약속이 없었다. 지킬 것, 공유할 것, 넘기지 않을 결정과 각자 예산을 적는 칸만 있었다.
일곱 골목은 같은 길로 이어져 있지 않았다. 첫날 그들을 묶은 것은 한 지역의 답이 아니라 다른 답을 가질 권리를 문서에 남기겠다는 약속이었다.